동아제약 연구소에 근무한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며칠 전 20년 근속 표창장도 받았다.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후, 약학대학을 다시 다녔고, 약동력학으로 석사를 받을 때까지 총 10년을 서울대를 다녔다. 동아제약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서울대에서 5년 만에 박사를 받았으니, 대학부터 30년이라는 시간을 신약을 연구하는 여성과학기술인으로 살아왔다.
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모든 연구영역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연구와 임상시험, 식약청허가, 마케팅, 홍보, 판매 후 임상부작용 모니터링 등 참으로 길고 폭 넓은 과정이다.
20년 연구기간동안 허가돼 발매된 제품이 동아제약에 3개가 있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렌, 자이데나, 모티리톤 이 세 가지 제품 개발과정을 직접 겪으며, 약동력학과 분석연구를 맡아 진행했다. 그 중 자이데나의 약동력학연구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자이데나는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발매된 1998년에 연구주제로 선정돼 유도체화가 진행됐다. 우리는 비아그라 특허를 피해 차별화된 장점이 있는 유도체를 합성하고자 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체내 반감기를 늘리고,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유데나필(자이데나의 원료성분명)을 합성했다. 마우스, 랫드, 비글견 등 동물에 유데나필을 투여해 정량된 값을 토대로 사람의 반감기와 유효혈장 중 농도를 예측했다. 이런 전임상 결과를 토대로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1상 임상에서 사람의 혈장 중 농도를 정량해 사람에서의 개체차여부와 용량 증가 시 비례적으로 농도가 증가하는가를 살폈다.
병용 투여 시 약물 농도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지 등도 동물에서 약물상호작용 평가를 진행해 미리 확인했고, 이후 동물질병 모델(신질환, 고혈압 모델, 영양결핍 모델 등)을 통해서도 변화를 확인했다. 동물에서의 확인된 자료를 토대로 이후 임상시험에서도 신질환, 간질환, 노인 등 각 질환과 연령에 따른 약물 농도변화를 검토했다. 다양한 특성의 환자에게 투여될 수 있으므로, 이 모든 비임상 및 임상 검토시험은 약물인서트에 집약해서 제공, 의사와 환자가 참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체 내에 존재하는 극히 적은 약물과 그 대사체를 정량할 수 있는 분석기술 발전과 모델링 등의 통계학문 발달로 약동력학 연구는 비임상과 임상을 연결하고, 유효성과 독성을 해석하는 신약개발 핵심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각 파트와 협력해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연구는 매력적인 일이다. 앞으로 또 어떤 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것인지 기대도 되고, 흥미롭기도 하다.
심현주 동아제약 연구본부 신약연구소 수석연구원 shimhj@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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