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모듈 전문기업 한성엘컴텍이 세계 최초로 은나노 필름을 적용한 터치스크린패널(TSP) 상용화에 도전한다.
TSP 전극은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희토류인 인듐 가격 변동에 취약하다. 한성엘컴텍은 은나노 필름 TSP 상용화를 기반으로 내년 강화유리 사업까지 진출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성엘컴텍(대표 한완수)은 일본 화학소재 기업 S사와 함께 15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 평택 신공장에 10.1인치 기준 월 10만장 TSP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S사가 은나노 필름 생산을 담당하고, 한성엘컴텍이 필름 에칭·증착 등 주요 공정을 맡기로 했다. 최근 두 회사는 공동 영업을 통해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내비게이션 5개 개발 모델을 확보했다. 한성엘컴텍은 내년 TSP 부문에서 400억원 신규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은나노 필름의 가장 큰 약점인 투과율 문제를 개선해 상용화 길을 열었다. 기존 은나노 필름은 70%대 투과율을 보이는 반면, 두 회사가 개발한 은나노 필름은 92% 투과율을 구현했다. 고성능 ITO글라스 TSP가 91% 투과율을 구현하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능이다. 저저항 부문에서도 ITO를 앞선다. ITO필름은 1㎡당 100Ω 저항이 최고 수준이지만, 은나노 필름은 80Ω까지 가능하다.
이석우 한성엘켐텍 고문은 “은·구리 등 순수 금속은 공기와 반응해 산화가 일어나는 문제가 있지만, 이를 방지하는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이 기술을 확보하는데 가장 많은 연구 역량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한성엘컴텍은 내년 하반기 안에 TSP 핵심소재인 강화유리도 자체 생산하기로 했다. 최근 글로벌 유리 소재 업체인 쇼트와 유리 원장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이달 안에 시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평택 신공장에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3차원(3D) 유리는 절삭으로 가공해 수율이 저조한 문제가 있었지만, 한성엘컴텍은 열 공정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리 두께는 기존 제품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가볍고 투과율도 훨씬 높다. 열변형·화학강화·절삭 등 핵심 부문은 자체 공정으로 진행하고 코팅·면취 등은 외주 업체를 활용하기로 했다.
남궁괄 한성엘컴텍 이사는 “곡면 커버 유리는 휴대폰 디자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많은 세트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시험생산 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 안에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성엘컴텍은 지난 4월 자회사 윈팩을 130억원에 매각했으며, 카메라모듈 사업도 저화소 제품 생산량을 줄이고 3D 및 500만 화소 이상급 제품에 주력하는 등 사업구조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