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때 전자회로 과목을 수강하며 회로 설계에 관심을 갖게 돼 대학원을 진학했습니다. 지도교수님이 다중대역을 지원하는 송신기 개발을 해보라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죠. 그래도 휴대 단말기에 들어가는 회로 중에 송신단의 전력증폭기가 RF회로의 꽃이라고 생각돼 계속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포기 하지 않고 도전해 보라는 교수님의 격려와 지도도 큰 힘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꾸준한 노력이 이런 큰상으로 연결됐다는 생각입니다.”
‘제3회 아이디스·전자신문 과학기술&IT 논문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김우영 씨는 교수님의 지도와 평소 꾸준한 노력을 대상 수상 원동력으로 꼽았다.
생각보다 큰 상을 받은 것에 다른 이유는 생각하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사실 대상 수상은 전혀 생각조차 못 했거든요. 입상이나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너무 좋은 소식을 듣게 돼 당황스럽지만 기쁩니다. 대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중 일부는 학교에 기부금으로 낼 생각입니다.”
스마트폰에 사용 가능한 다중대역 전력증폭기를 개발한 김 씨의 논문은 스마트폰의 소형화와 가격경쟁력 확보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수작이다. 현재 스마트폰은 3세대 이동통신과 이전 세대 이동통신 표준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개의 송수신기 회로를 사용하고 있어 부피가 크고 가격 인상 요인도 발생하고 있다. RF대역에서 회로의 특성이 주파수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회로가 다중대역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WCDMA와 WiMAX신호를 처리하는 다중모드 기반 송신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 같은 노력이 논문을 통해 증명됐고 실용성과 구체성을 인정받아 이번 논문 공모전에서 최고에 자리에 오르는 성과를 낳았다.
“데이터 통신 사용량이 급증하는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스마트폰의 다양한 표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회로 소형화와 집적화가 절실한 시점이었고 관련 분야 연구로 해결방향을 제시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대상이란 영예를 안겨준 작업이지만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여러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설계한 회로를 측정할 때 제작한 회로 기판을 만지다가 정전기가 발생해 회로가 동작 하지 않아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새벽에 연구실 후배와 실험실에서 측정하던 그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카이스트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 씨는 남은 박사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도 좋은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메모리를 제외한 회로설계 분야에 아직도 도전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또 훌륭한 후배들이 많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해 후배들의 활발한 연구 활동을 주문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