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창헌 강종훈 한지훈 기자 =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고용에 밀려오고 있다.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들은 내년도 신규 취업자수가 올해(40만명)에 비해 절반을 약간 웃도는 20만명대에 머물 것으로 7일 내다봤다.
고용증가가 둔화하면 소비 감소로 연결돼 실물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들의 여유 자금 부족으로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내외 악재로 고용 개선 둔화
내년 고용 전망이 좋지 않은 것은 결국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적 경기 둔화로 한국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취업자수 증가분이 24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한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제 성장세 둔화와 공공 일자리 축소를 일자리 감소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손민중 수석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수출은 물론 내수에서도 올해보다 고용 사정이 나아지기 어렵다. 공공 부문 재정투입도 올해보다 축소돼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노동집약적 제조업의 성장이 지속되기 어렵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해 제조업 부문 취업도 늘어날 가능성이 작다. 서비스 부문도 보건복지 분야를 제외하면 고용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연구기관도 내년 신규 취업자수가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상반기까지 대외 불안요인이 계속될 것이고 내부적인 경기부양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계속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올해보다 좋아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수출증가율 하락 탓에 제조업 부문 취업자수가 감소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수출 둔화 등으로 제조업 부문 고용 증가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비스 경기가 살아난다면 조금이나마 고용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민간 서비스업 부문 고용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고용 부진은 경제 활력 현저히 떨어트려
불황에 따른 고용 부진은 다시 경기를 짓누르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소득의 원천인 고용이 부진하면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실물경기 부진으로 이어진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산 소득마저 줄어들 경우 더딘 고용은 소비심리에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이 대외 악재와 내수 부진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기가 나빠져 제조업 수출이 둔화하고 고용 성장이 멈추면 소득과 소비의 감소로 인해 내수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고용없는 성장`은 가계와 기업의 불균형을 확대한다.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리지 않으면 가계부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늘어날 위험이 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미국의 고용상황은 주택경기와 함께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미국의 순신규고용이 `0`으로 집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월간 순신규고용이 `제로`로 나타난 것은 1945년 2월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고용지표는 아직 심각하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신규 취업자수가 30만명 초반대 정도면 적은 숫자는 아니다. 점진적인 소비 확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리먼 사태 당시 월간 신규 취업자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규취업자는 2008년 12월 1만2천명 줄었고 이듬해 1월에는 10만3천명까지 감소했다.
◇주식시장에 부정적 신호로 작용
고용 부진이 기업들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영 악화의 결과로 볼 수 있는 고용 둔화는 증시에도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다.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조한 고용지표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장에서 막연한 불안을 숫자로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용-소득-투자`로 이어지는 돈의 흐름으로 볼 때 고용 부진이 투자금 부족과 거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 경제조사실장은 "고용이 부진하다는 것은 민간의 여유자금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다른 변수를 제쳐놓고 고용만 본다면, 고용 증가 둔화는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증권사는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주가지수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나 미국 경기둔화, 중국 경착륙 우려가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최근 증시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시장은 고용을 비롯한 각종 경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 국내 고용 지표가 증시에 심각한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통화정책은 경제성장률과 물가 중심이어서 실업률은 큰 의미가 없다. 신규 고용이 마이너스라면 모르겠지만 25~30만 정도라면 아주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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