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조기업 시무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기업의 시무식에는 장기근속자 표창도 포함돼 있었는데 길게는 25년부터 10년 근속까지 근속기간별로 단상 앞에 나와 메달과 꽃다발을 받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이직이 곧 경쟁력’으로 여겨지는 현 시대에서 이들의 모습은 특별하게 보였다.
이날 장기근속 표창을 받은 직원들처럼 한 직장에서 10년 또는 20년 넘게 근무하겠다는 직장인을 찾아보기란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를 살펴보면 직장인의 80%가 이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한 직장에서의 적정한 근속기간은 3~5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업에 입사하게 되면 회사를 파악하고 업무를 숙지하는데 최소한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직원은 보통 자신이 입사를 해 일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회사에 기여를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기업 역시 신규 입사자가 제대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투자를 하게 된다. 다시 말해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직원에게 선 투자를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입사한지 1년도 안 돼 퇴사하게 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으며, 1~2년 만에 퇴사를 하는 것 역시 서로 간에 손해를 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선 투자한 만큼의 이익을 얻지 못했으니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고, 퇴사하는 직원도 자신의 경력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손해가 생긴다.
평생직장으로 여기지는 못하더라도 한번 입사했다면 5년 이상은 다니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입사를 해보니 맡게 된 업무가 기대와 달라서 혹은 사내 분위기가 나와는 너무 맞지 않아서 다니기 너무 힘든데 무조건 5년 이상 다니라는 것은 억지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입사한 기업에서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일하는 것과 갈등이 생기면 언제든 떠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일하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지금 자신에게 ‘현재 다니고 있는 이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생각이냐’고 한번 물어보자. 혹 후자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 기회에 근속기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시 정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에듀윌 양형남 대표 ceo@eduwi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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