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산업기술인협회, "1인당 작업시간 기준 마련" 촉구

 모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리허설을 찾았다.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 무대 뒤편으로 돌아 들어가니 어둠 속에서 몸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보인다. 무대 구조물을 만들고 조명을 매달고 음향·영상을 관리하는 스탭들이다. “며칠째 밤샘이냐?”고 묻자 “3일째”라는 답이 돌아온다.

 공연 스탭들의 열악한 환경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효율성에 가로 막혀 지금까지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이 밤샘을 하지 않으려면 공연장 대관 일수를 늘려야 하고, 곧바로 비용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공연장에서는 감전, 추락 등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방송문화산업기술인협회’가 발족했다. 협회는 지난 주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출범식 및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정영환 WTB 사업본부장은 세미나 발제자로 나서 “작업 공정별 안전수칙을 지키도록 교육하고 1인당 작업시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수 구조물과 시스템을 사용할 때도 전문가가 안전 진단, 구조 계산, 설치 시공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촉구했다.

 인력 부족 문제도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종합편성채널이 등장하는 등 방송 인력 수요는 4만5000명 정도까지 늘었지만 지금 국내 방송 기술 인력은 3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정 본부장은 “문화기술인 양성 전문 아카데미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5년차 이하 미숙련 인력 사고 발생 비율이 그 이상연차 인력에 비해 두 배 이상”이라며 특별한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성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도제식 전수가 아니라 전문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인 인력 양성을 하도록 방통위도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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