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2㎚(나노미터) 시스템반도체 출시가 잇따르면서, 생산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전문회사) 경쟁이 치열하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가 28/32㎚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내년 쏟아지는 28/32㎚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양사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28/32㎚ 공정이란, 반도체 회로 선폭의 두께가 28㎚ 또는 32㎚ 정도로 얇다는 뜻이다. 28㎚와 32㎚ 두께가 다르지만 공정에 적용하는 기술 자체가 비슷해 업계에서는 같은 수준의 미세 공정으로 본다.
현재 시스템반도체에서 28/32㎚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PC용 CPU 정도다. 연말부터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업체들이 28/32㎚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선폭이 줄어들수록 전력 소모가 줄어들고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에서 성능은 높이면서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세공정으로 진화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1.5㎓ 듀얼코어프로세서와 ARM코텍스 A-15기반 2.0㎓ 듀얼코어프로세서 모두 32㎚ HKMG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퀄컴의 새로운 스냅드래곤 S4 역시 28㎚로 제작된다. 이 칩은 3G·LTE와 AP를 통합할 예정이어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AP 중 하나다. 엔비디아도 현 듀얼코어 AP인 테그라2보다 10배 빠른 AP ‘웨인’에 28㎚ 공정으로 적용한다. 내년 중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의 A6또한 28/32㎚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AMD의 28㎚ APU(CPU+GPU통합프로세서)도 파운드리의 관심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최근 AMD가 글로벌파운드리와의 28나노 공정 APU 위탁생산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들이면서다. 주요 외신들은 AMD의 28㎚ APU 생산 물량이 TSMC를 비롯한 다른 파운드리 업체에 맡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운드리 기업들은 이같은 고성능 제품을 설계한 고객 유치에 한창이다.
TSMC는 지난 10월부터 고성능·저전력·모바일컴퓨팅 등의 분야에서 28㎚ 공정을 적용해 위탁생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대만 현지 언론은 내년 TSMC 28㎚ 매출 비중이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TSMC의 28㎚ 생산능력도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미국 암바렐라의 디지털카메라용 이미징반도체를 양산하기 시작하면서 32㎚ 파운드리 서비스의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IBM·글로벌파운드리 등과 함께 최근 28㎚ 공통플랫폼을 개발했다. 공통플랫폼을 적용하면 생산 공정이 모두 같아지게 돼, 별도의 수정 없이 같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정확한 투자 규모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내년 시스템LSI 투자의 상당부분이 32㎚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2㎚가 적용될 애플 A6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32㎚뿐만 아니라 내년께는 28㎚의 공통플랫폼 구축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8㎚ 공통플랫폼은 개발을 완료했기 때문에 양산을 위한 구축은 조만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