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곳과 보도채널 1곳이 개국했다.
종편 중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jTBC는 예능과 드라마를 앞세워서 조기에 시청률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TV조선과 채널A는 보도에 중점을 두되 다큐멘터리에 비중을 많이 뒀다. MBN은 예능·시트콤과 공채 개그맨을 활용한 제작으로 채우고 기존 보도채널 기능을 그대로 살려 보도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런 평가를 하기에는 아직까지 나온 편성표가 듬성듬성하다. 채널 설명회 때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화려한 개국을 예고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유는 준비 기간이 짧고 24시간 종일 방송에 들어갈 충분한 방송 분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종편 4사는 개국일 특별 다큐멘터리와 창사특집 쇼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jTBC는 개국 당일 아침 보도자료에서 편성표가 수정됐음을 알리기도 했다. 밤 11시 20분에 방송 예정이던 프로그램을 오후 4시 40분에 먼저 틀고 11시 20분에는 재방송하기로 했다. 4시 45분 예정 프로그램은 2일로 미뤘다.
연합뉴스 보도채널 뉴스Y는 공식 개국일인 1일이 한참 지난 19일부터 종일 방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 채널 특성상 미리 방송을 제작해 놓기 어렵다. 연합뉴스 관계자는 “기술적인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당장 종일 방송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미 방송 업계에서는 준비 미비를 이유로 1일 개국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채널 번호가 편성 된 게 불과 이틀 전인 데다 시험 방송도 제대로 못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보도채널) MBN이 17년 전 개국 당시 몇 달간 시험 방송을 했지만 방송 사고가 한 달에 10여건 이상 났었다”며 “개국 날짜를 맞추려고 무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개국 이틀 전 가까스로 채널 번호가 확정된 상황이라 방송 화면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나타났다. 서울 마포 지역에 사는 오원경(25)씨는 “종편 개국을 한다고 해서 보고 있는데 자꾸 ‘씨앤앰’ 파란 화면이 불쑥 불쑥 떠서 방송 사고가 났나 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여러 가지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고정희(54)씨는 “아무래도 채널이 늘어나니까 볼 게 더 있겠지 싶지만 첫 날은 그냥 그랬다”고 기대와 실망감을 함께 내비쳤다. 보수 신문이 포진된 종편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트위터에서 종편채널을 리모컨에서 삭제하자는 리트윗(RT)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