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회장 개임(改任)안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해온 하이마트와 유진그룹이 주총 시작 10분 전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양사는 기존 ‘공동대표제’에서 유경선·선종구 ‘각자대표제’로 바꿔 하이마트를 운영하기로 했다.
유진그룹과 하이마트는 유경선 회장과 선종구 회장이 기존 공동대표제에서 각자대표제로 체제를 바꾸는 데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선종구 회장은 기존대로 하이마트 경영에 참여한다.
양사는 최대주주인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하이마트의 재무 전반을,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영업과 기타 업무를 총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날 오후 6시에 유진그룹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는 각자대표제에 따른 업무 분장을 논의하고 최종 확정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주총 안건에는 선종구 대표 개임안이 예정돼 있었다. 유진그룹은 주총에서 임기만료를 앞둔 유경선 회장을 하이마트 이사로 재선임한 뒤 선종구 대표 개임안을 통과시켜 유경선 회장 단독대표 체제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주총 시작 10분을 앞두고 유경선·선종구 각자대표제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최대주주와 설립자 간 경영권 싸움이 일단락됐다. 또 같은 날 오후 6시 유진그룹 이사회 개최 직전에 각자대표제에 따른 업무 영역을 명확히 함으로써 향후 제기될 경영분쟁 의혹을 해소했다.
유진그룹은 지난 10월 계열사인 하이마트에 공동대표제를 도입, 최대주주인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을 하이마트 공동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이는 하이마트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최대주주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공동대표제 유지 합의에 대해 “하이마트 발전과 주주 이익을 위한 현명한 결단을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유진그룹 측은 “하이마트 최대주주로서 현상황을 원만히 수습하고 정상화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