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국내 대다수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대세가 돼버린 클라우드 컴퓨팅을 놓고 국내 기업 및 기관들은 심사숙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2년이 되면 클라우드가 도입기를 넘어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기술로도 호평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기업 생산성 증대에 필수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비즈니스포럼 2011’에선 클라우드 컴퓨팅이 ‘미래IT서비스 분야’ 핵심 키워드로 지목됐다. 패널로 참석한 이 분야 전문가들은 내년에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기업들은 장기적인 ‘클라우드 로드맵’을 만들어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클라우드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인 미래읽기컨설팅 대표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기업의 모든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보안 요구사항이 충족되면서 기업 내부의 컴플라이언스 등의 문제가 없을 때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업 내 정보시스템 중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적절한 분야로는 프로세스가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이나 고객, 서비스, 협력사 관리 분야 등을 꼽았다. 반면에 트랜잭션이 많고, 배치 작업이 중요한 애플리케이션 등은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적용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및 모바일 분야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 적용이 용이하다. 또 신규로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할 때도 클라우드를 활용해 쉽게 구축할 수 있다.
2012년엔 클라우드서비스브로커리지(CSB) 영역의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CSB는 고객과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중간에서 커스터마이징,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 보안 등의 서비스를 전문으로 해주는 비즈니스 영역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하지만, 미국 등에서는 올해 초부터 관련 서비스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가장 많은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가 바로 기존 소프트웨어(SW) 시장이다. 이상은 SW공학센터장은 ‘클라우드 시대의 SW 기회와 위협’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클라우드는 국내 SW 시장에 성장 기회를 가져다 줄 수는 동시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극 수용해서 기회 요인을 빨리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시대에 맞춰 기존 SW 생태계도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맨먼스(M/M) 방식’의 SW 평가방식에서 탈피, SW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에 클라우드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이를 반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보안 문제가 거론된다. 실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구글, 아마존, 세일즈포스닷컴 등에서도 서비스 장애 및 해킹 등의 잇따른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정보보호의 중요성과 대응방안’ 발표에서 “여전히 클라우드 도입에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정보보호 분야”라면서 “기술적·정책적·법률적 다양한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서비스 가용성 문제의 대응 및 보상을 위해 서비스수준협약(SLA) 계약도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각종 분쟁 등을 해결하기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포렌식’도 새로운 시장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임종인 원장은 “클라우드 포렌식은 기존 데스크톱 환경과는 달리 가상화 기술이 중심이 되는 만큼 사용 흔적이 시스템에 남지 않아, 기존 디지털 포렌식 기술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이 요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범정부 차원의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방부가 추진하는 클라우드 사업이 내년에 가장 큰 관심거리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통합정보관리소를 설립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시범 서비스 사업도 추진했다.
박현규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 중령은 ‘정보기술의 국방적응’ 발표에서 2025년까지 수립한 네트워크 중심의 국방지식정보화 추진전략을 공개, 클라우드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다. 박현규 중령은 “유무선 통합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언제어디서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빅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국방정보화체계를 완전히 새롭게 재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