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반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아무리 화려한 꽃도 10일을 못 간다고 했다. 디지털 세상의 권력교체는 더욱 빠르다. 일본 자스닥 상장을 앞둔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 김정주 창업주는 “넥슨도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국내 휴대폰 시장도 떠들썩했다. 만년 2위 LG전자가 뉴스를 만들었다.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판매 순위에서 예상을 깨고 ‘옵티머스 LTE’가 단일 모델 판매량 1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로서는 ‘불의의 일격’이었다. LTE폰 전체 판매량에서는 1위를 지켰지만, 단일 모델 최다 판매량에서는 LG전자였다. 판매 순위표 맨 위에 ‘갤럭시’라는 이름 대신에 ‘옵티머스’가 올라왔다. 낯선 풍경이었다.

 인지상정일까. 옵티머스 LTE가 1위를 차지했다는 뉴스에 ‘LG 힘내라’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스포츠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지는 팀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심리와 비슷했다.

 LG유플러스의 ‘역사는 바뀐다’ 광고가 떠올랐다. 과거에는 우리가 외국 가수에 열광했지만, 이젠 그들이 우리 ‘K팝’에 열광한다는 내용이었다. 광고를 보고 있으면 왠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사실 삼성전자가 두려워해야 할 것도 이 같은 소비자들의 심리다. 경쟁사에 1위를 뺏긴 뉴스보다 그 뉴스에 붙는 ‘경쟁사 응원글’이 더 무섭다.

 삼성전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다. 초창기 시장에 그것도 전체가 아닌 단일 모델에서 잠깐 1위를 내준 것이니까. 28일 반격 카드로 발표한 ‘갤럭시 노트’도 있다. 통신 3사가 LTE폰 최초로 동시 판매하는 갤럭시 노트는 이변이 없는 한 LTE폰 판매 1위 타이틀을 되찾아 올 것이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 불과 1년 전 만해도 삼성이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제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삼성이 너무 빨리 자만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소비자를 향한 낮은 자세가 조금씩 변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기회다.

 반전은 그래서 더욱 극적이다. LG전자도 반전의 기회는 있다. 물론 LG전자 역시 긴장의 끈을 늦추면 안된다. LG가 이번 일로 다시 느슨해진다면 반전은 어려워진다. 삼성이든, LG든 긴장하지 않으면 김정주 회장 말처럼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장지영 모바일정보기기팀장 jya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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