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3조원 넘게 팔았다. 지난 8월 4조6000억원을 순매도한데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큰 규모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유럽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면서 유로존 재정위기 대책을 논하는 29일(현지시각) 유럽재무장관희의가 외국인 수급 문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계 자금이 3조2000억원 이상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유럽의 신용디폴트스왑(CDS)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매도가 이뤄졌던 규모(3조4756억원)와 비슷하다.
최근 외국계 자금이 급감한 데는 유럽 재정위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유럽은행의 자본 확충에 대한 필요성으로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자금 이탈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출된 유럽계 자금은 단기성 투기자본(헤지펀드)외에도 은행과 연기금 등 장기 투자금도 포함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 비중에서 유럽계 자금은 22% 안팎이다. 미국계 자금이 40%인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규모다.
여기에 유로존 재정위기 사태가 악화된다면 최근 매도세를 넘어설 가능성도 나온다.
곽 연구원은 “유로존이 정치적 합의를 통해 최악 국면으로 가지는 않겠지만 만약 29일 예정된 재무장관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유럽은행의 뱅크런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럽 재무장관희의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탈리아 국채만기가 내년 2월부터 4월까지 집중된 점이다. 3000억유로 규모 이탈리아 국채가 내년 4월까지 만기가 도래한다. 이탈리아로서는 국제금융기구(IMF)와 유럽은행(ECB) 도움 없이 위기 국면을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재무장관회의와 내달 7일 예정된 EU정상회담에서 2조유로 규모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유로존의 결정이 늦춰지면 최악의 국면으로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유로존이 파국으로 갈 확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IMF가 이탈리아 구제금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천명한 데 이어 ECB의 재정확충에 반대하는 독일조차 유로존 붕괴를 원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내달 7일 정상회담에서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미국 증시의 전주 하락에도 불구하고 IMF의 이탈리아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 전일보다 38.88포인트(2.19%) 오른 1815.28에 장을 마쳤다.
월별 코스피 외국인 자금 순매수 추이
(단위:억원)
자료:한국거래소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