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충격 리먼 사태보다 클 것
내달과 내년초 위기 분수령될 듯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유럽 재정위기가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 서유럽 핵심국가로 확산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세계 대형은행들과 금융감독당국은 이미 유로존 붕괴에 대비한 비상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먼저 그리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들에 착수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하면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구제금융까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전환이 빨리 이뤄지면 사태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유로존 붕괴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증시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증시분석가들은 28일 내다봤다.
◇ 유로존 체제 유지냐 붕괴냐 선택의 순간
유럽 위기는 내달과 내년 1월에 중대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그리스는 1차 구제금융 6차분인 80억 유로를 받아야 다음 달 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길 수 있다. 또 내년 1월에는 2차 구제금융 1천300억 유로 중 800억 유로가 지급돼야 한다.
하지만, 그리스는 내부 정치적 정황상 지원을 받기 어려워 1월 중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유로존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그리스가 아닌 이탈리아다. 유럽 위기가 남부유럽을 넘어서 유럽 핵심부로 전염될 것인지는 이탈리아에 달려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이탈리아는 내년 2월부터 대규모 국채만기를 맞이한다. 그전인 올해 12월이나 1월에 이탈리아가 강력한 재정개혁에 돌입하고 독일도 태도를 바꿔 ECB의 국채매입 확대나 유로본드 발행 등 사태의 근본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탈리아가 유럽경제를 침체로 몰고가는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만약 독일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유로존은 붕괴의 수순을 밟을 것이다. 이탈리아 문제를 진화하지 않는다면 위기가 프랑스로 옮아붙을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 유로붕괴시 리먼 사태 이상 충격
만약 유로존의 붕괴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증시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붕괴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증시분석가들은 전망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위기 상황이 고조되고 있어 내년 1월안에 ECB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면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있다. 만약 유로존이 붕괴된다면 한국증시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보다 더 심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코스피는 1,000선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은 재빠른 대응에 나섰는데 유로존의 경우 붕괴시 각개전투가 예상된다. 그러면 위기를 극복하는데 시간도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김 팀장은 "유로존이 붕괴된다면 유럽은행들이 우리나라 채권·주식을 팔고 대출을 회수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다. 대유럽 수출은 미국보다 많아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 이철희 연구위원은 "ECB의 정책개입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정책개입이 늦어질수록 충격은 더 커지고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위기가 확산된다면 그 충격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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