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국가 공간정보 활용으로 새로운 기회 창출해야

 ◇사회-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RFID/USN센터장

 ◇주제발표-서명교 국토해양부 국토정보정책관

 ◇패널

 - 최진원 비츄얼빌더스 대표

 - 김학성 웨이버스 대표

 - 박성준 지피엠 대표

  

 과거 부분적으로만 사용되던 공간정보를 활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공간정보를 모아 국내 기업과 일반 국민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도 공간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5일 저녁 서울 삼정호텔에서 ‘공간정보, 3D 플랫폼의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된 ‘정보통신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에 참석한 정부 및 국내 IT기업, 학계 관계자들은 공간정보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공공에서도 국가 공간정보를 적극 활용해 대국민 서비스를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행사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서명교 국토해양부 국토정보정책관은 “지난 1995년부터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한 국가 지리정보시스템(GIS) 구축 사업으로 상당 수준의 공간정보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오는 2012년에는 오픈 플랫폼 기반으로 기업 및 국민에게 공간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 정책관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공공기관 공간정보 활용 체계도 통합해 내년부터 소방청, 경찰청 등 모두 동일한 국가 공간정보를 활용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간정보를 활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무엇보다 최근 유료화 정책을 도입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구글 등 글로벌 공간정보 서비스 제공업체를 대체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서 정책관은 “오픈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고 유료라 하더라도 구글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며 “품질도 단순히 3D영상 정보가 아닌 토지나 건물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실질적인 공간정보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공간정보 콘텐츠를 가져다 다양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3D 활용이 적극적인 게임산업에 공간정보를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논의됐다. 서 정책관은 “게임업체가 직접 공간정보를 만들어 3D로 제작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며 “향후 오픈플랫폼에서 공간정보를 가져다 쓰게 되면 게임제작 비용이 많이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지피엠 대표는 “PC,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모두 공간정보 기반으로 구현 가능한 3D 영상 규격이 모두 다르다”며 “이와 관련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공간정보를 민간에 제공하는 상황에서 보안이나 개인정보 중요성도 언급됐다. 박능수 건국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민간에 공개할 공간정보와 그렇지 않은 공간정보에 대한 명확한 분류체계와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토해양부는 공개할 정보를 분류하기 위해 국가정보원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를 담당할 별도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주제발표-서명교 국토해양부 국토정보정책관

  

 정부가 오는 2012년부터 서울 강남, 서초, 여의도 등과 일본 도쿄역 인근지역을 대상으로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실시한다. 단계적으로 서울, 인천 등을 중심으로 한 광역시 및 주요 관광지와 뉴욕 타임스퀘어를 비롯한 주요 해외지역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오픈 플랫폼은 정부가 1995년부터 축적한 공간정보를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웹 기반 활용체계를 만드는 사업이다. 이 플랫폼으로 구글어스보다 월등한 해상도 8~12㎝의 3D 지도와 항공사진 등을 민간에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고정밀 공간정보 △실시간 업데이트 체계 △쉬운 활용환경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국가공간정보 활용에는 개인정보보호 대상은 차단한다.

 오픈 플랫폼은 공공 분야에서는 재해재난, 국토 모니터링, 자원 관리, 체험서비스 등에 활용 가능하다. 민간 분야에서는 게임, 내비게이션, 관광, 에너지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기업들은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표준화, 품질 인증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오픈 플랫폼 운영사업(SOPC) 참여기업으로 KT, NHN, 다음, 대한지적공사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운영사업자는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돼 민간 기업이 필요로 하는 플랫폼 서비스 개발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올해 말 법인 설립이 완료될 예정이다.

 서명교 국토해양부 국토정보정책관은 “대한지적공사 180개 지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업데이트를 비롯해 고정밀 가상 3D, 오픈 API 환경, 서비스 지역 등에 있어 구글 등 기존 서비스업체와 차별화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2020년까지 12만명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위치 기반으로 한 시각화된 융합정보는 각종 계획이나 투자와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적극 활용된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유럽 중심으로 연간 11%씩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적용 분야도 부동산, 광고, 소셜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공간정보 시장 성숙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시장은 매년 상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세계 시장 중 3~4%에 불과한 25억달러 규모다. 이는 아직 국내 공간정보 시장이 확대되는데 저해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각종 보안으로 인해 국가 공간정보 공개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제공되는 정보 정확도가 낮아 책임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는 점도 한계다. 공개되는 정보도 별도 공개청구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형식적 공개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공간정보를 기업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부담이다. 기업이 공간정보 기반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약 500억~6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서 정책관은 “여러 한계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사진 해상도를 기존 50㎝에서 25㎝로 완화하는 방안을 국가정보원과 함께 최종 확정지었다”며 “보안 전담인력 구성, 공개방법 웹 전환 등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해외 4개국과 양해각서(MOU)도 교환했다.

  

 패널토의

 -김학성 웨이버스 대표

 공간정보 산업은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뉜다. 하나는 공간정보에 대한 데이터 분야가 있다. 둘째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분야가 있다. 셋째는 솔루션 기반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제공하는 서비스 분야가 있다. 정부가 지난 1995년부터 국가 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차량용 내비게이션 등에 활용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업체가 자체적으로 도로 및 각종 건물 정보를 수집해 입력한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기본적인 공간정보가 없으면 사업을 수행하기 힘들다. 국가적 인프라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포털업체라든가 많은 기업이 국가 공간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토지정보시스템을 비롯해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보다 통합된 관점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지리정보체계를 완성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공간정보 데이터를 융·복합해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도로 및 상하수도 등 시설물 관리에 공간정보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통신사들이 오래 전부터 공간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기지국 위치 선정이나 통신선로 관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고객 및 상권관리를 위해 지리정보기반 고객관계관리(G-CRM) 등을 구축, 사용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추진 중인 공간정보 오픈플랫폼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도 관련 콘텐츠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진원 버츄얼빌더스 대표

 공간정보 오픈플랫폼은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돼야 한다.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려되는 바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국내에는 공간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엔진을 개발하는 기업이 10여개 있다. 이 기업들은 현재 구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국토해양부도 오픈 API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해당 기업들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오픈 API 기반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엔진을 보유한 기업에게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연구돼야 한다. 엔진을 보유한 기업이 별도로 콘텐츠를 갖추려면 이중으로 비용이 소모된다. 따라서 특정 영역을 설정해서 구입을 하겠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가격을 책정해 구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건설회사나 설계사무소는 특정 영역에 대한 공간정보를 필요로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첨단도시 구축 일환으로 GIS 기반 빌딩정보모델링(BI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부분하고도 잘 연계가 돼야 한다. 위치기반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원소스멀티유저’ 개념이 적용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무거운 정보를 여러 사용자들이 한꺼번에 이용하기는 어려워진다. 제공되는 공간정보가 무거워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 이용되기 어려운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다양한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

  

 -박성준 지피엠 대표

 게임은 아주 오래전부터 가상세계를 만들어왔다. 거기서 양방향 재미를 추구한다. 그만큼 가상공간을 많이 연구하게 된다. 올해 초에 지적공사 컨설팅 사업을 수행했다. 게임 개발업체를 왜 컨설팅에 참여시켰을까 궁금했다. 지적공사는 2D 기반 지리정보를 3D 기반으로 가상공간을 만들어 보여주고 싶어 했다. 3D 기술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융합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3D를 개발하기 위해 엔진이 필요하다. 이러한 엔진은 너무나 잘 개발이 돼 현재는 관심만 있으면 중학생도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게임에서 3D 구현은 실제와 동일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게임산업에서 구현되는 가상세계는 리얼리티 극한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게임산업에서 3D 기술개발은 리얼리티보다는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구현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디바이스별로 리얼리티를 구현하는 규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즉, PC에서 구현되는 것과 스마트폰, 스마트패트 등에서 구현되는 규격이 모두 다르다. 정부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오픈 플랫폼 서비스 대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기업에게 필요한 것인지, 개인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공간정보 오픈플랫폼이 게임 개발회사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