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LTE를 앞세워 통신시장 판도를 바꿔 나가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63)은 “10년을 만년 3위로 지내왔다”며 “그러나 4세대 LTE에서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LTE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1등 사업자로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가난의 대물림은 지난 8월 주파수 경매 당시 꼴찌 사업자 LG유플러스를 빗댄 표현으로 당시 LG유플러스는 이를 앞세워 황금 주파수 대역으로 불리는 2.1㎓를 경매 없이 차지해 ‘뉴 LG유플러스’ 기반을 잡았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제주지역 주요 유통점을 방문했다며 “소비자가 경쟁사보다 LG유플러스를 먼저 찾는 것은 처음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LTE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잃었던 것을 찾았습니다. 1등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주요 통신사업자가 본 받을만한 글로벌 LTE 리더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이 부회장은 자신감의 비결을 탄탄하고 촘촘한 LTE 네트워크에서 찾았다.
“불과 4개월 후면 산과 계곡에서도 LTE가 터질 것입니다. 올해 안으로 전국 주요 대도시에 LTE 망 구축을 끝냅니다. 내년 3월에는 인구 대비 100%가 LTE 사용이 가능한 진짜 전국망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구축합니다. 연평도나 설악산 정상에서도 LTE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습니다. 세계에서 인구 대비 100% 망을 구축한 사업자는 LG유플러스가 유일할 겁니다.” 이 부회장은 “전국 LTE 망이 만들어지면 All-IP가 실현되면서 통신서비스 개념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LTE 시장 초기 주도권을 잡으면서 연말까지 가입자 50만명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낙관했다. LG유플러스 LTE 가입자는 총 27만명으로 고객 중 70% 이상이 LTE를 선택했다.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LTE 기지국과 소형 기지국을 각각 6200개, 5만개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8500억원, 내년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조기 전국망 구축을 위해 앞당긴 것이다.
‘빨랫줄(망 인프라)’ 장사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 통신의 비즈니스 모델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구조였습니다.” 이 부회장은 애플·구글은 망 없이도 소비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봉이 김선달’ 식 서비스를 하면서 통신사가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망 장사만 하다가는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변화의 ‘태풍에 눈(중심)’에서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이뤄진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과 면담에서 LG유플러스 LTE 망과 구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융합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개발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선보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상철 부회장은 “올해는 LTE 서비스를 시작하고 네트워크를 완성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원년”이라며 “더 이상 만년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는 통신시장에 없다”고 강조했다.
25·26일 이틀간 제주시 라마다프라자호텔 열린 간담회에는 이상철 부회장을 비롯한 김철수 부사장, 강문석 부사장, 류필계 부사장 등 LG유플러스 고위 임원이 모두 참석할 정도로 비중을 두었다.
제주=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