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온라인이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연말 최대 쇼핑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인터넷 쇼핑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촌을 강타한 경제위기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싸고 편리한’ 인터넷 쇼핑은 열기를 뿜어냈다.
◇온라인 급성장, 오프라인 하락세=시장조사업체 IBM코어메트릭스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인터넷 쇼핑액이 지난해 같은 날보다 24.3% 증가한 37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날인 추수감사절의 인터넷 쇼핑 매출도 39.3% 늘었다.
이처럼 온라인이 큰 호응을 얻은 이유는 아마존, e베이 등 온라인 전문몰들이 사전 할인판매를 제공한데다 베스트바이와 월마트 같은 오프라인 쇼핑몰들도 앞다퉈 온라인몰을 개설하면서 상승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프라인 쇼핑몰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미소매업연합회(NRF)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입액이 4656억달러로 지난해보다 2.8%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증가율이 5.2%였음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
◇모바일이 효자 노릇=모바일 기기를 통한 쇼핑도 지난해 5.6%에서 올해 14%로 증가했다. 스마트패드와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쇼핑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레드레이저 같은 가격비교 애플리케이션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레드레이더의 경우, 사용자들이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인터넷과 오프라인 매장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가 있어 구매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쇼핑에 도움을 주는 TGI 블랙프라이데이, 레몬, 슬라이스, 잘리, 스냅텔, 포스퀘어 등 앱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온라인 판매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쇼핑몰로 트래픽을 이어내기 보다는 쇼핑시 주차 방법이나 어떤 매장에서 어떤 제품이 빨리 매진될까 등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활용됐다.
◇‘사이버먼데이’ 대박 예감=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는 사이버먼데이의 매출도 지난해보다 20% 가량 증가한 12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이버먼데이는 블랙프라이데이 연휴가 끝난 첫 월요일 오프라인 쇼핑을 하지 못한 고객들이 인터넷을 찾는다는 말에서 유래됐다.
올 사이버먼데이가 큰 호흥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바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언제 어디서너’ 쇼핑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집 안에서 하는 ‘카우치 커머스(쇼파 상거래)’가 모바일로 바뀌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IBM코어메트릭스가 11월 한 달 간 미국 내 인터넷온라인 쇼핑몰을 접속한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15%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를 통해 접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아카마이의 렐라 맨즈 CEO는 “스마트패드가 사이버먼데이에 가장 많이 팔린 기기가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쇼핑 트렌드를 모바일로 바꿔주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