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태양전지 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당장은 주류인 결정질 태양전지에 집중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차세대 태양전지인 CIGS로 진출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는 결정질 태양광 사업 외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CIGS 등 차세대 태양전지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자동화설비·디스플레이산업설비 등을 담당하는 한화테크엠에서 CIGS 관련 장비 개발을 진행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테크엠은 공작기계·그린테크·자동화 등 주요 사업부에서 태양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양전지 전극을 형성하는 메탈리제이션 라인, 플라즈마화학증착기(PECVD)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CIGS 증착장비 등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결정질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CIGS 시장 수요에도 대비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지난해 중국 솔라펀을 인수하고 최근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을 시작하는 등 결정질 사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화가 CIGS 사업에 진출하면 2013년께 현대중공업·삼성SDI·LG이노텍·SK이노베이션 등과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화케미칼 한 임원은 “그룹 차원에서 CIGS를 차세대 기술로서 검토는 하고 있지만 한화테크엠에서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CIGS 사업 진출의 직접적인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룹에서 CIGS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 한화테크엠에서 개발하고 있는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또 “한화는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태양광을 선정하고 이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2세대 박막뿐 아니라 3세대 염료감응 등 여러 가지 차세대 태양전지까지 사업 아이템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CIGS 사업만을 단독으로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지만 결정질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는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충분히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