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어느덧 2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롱텀에벌루션(LTE)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도 LTE 스마트폰 출시 이후 두 달여 만에 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이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 우리 눈에는 이 모든 것이 휴대폰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주파수가 있습니다. 주파수가 있어야 여러분이 말하는 음성을 상대에게 전하고, 모바일 인터넷페이지도 검색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이동통신을 이용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주파수입니다.
Q:주파수란 무엇입니까?
A:주파수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파를 이해해야 합니다. 전파는 전기의 파동으로 우리가 느끼지는 못하지만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주파수는 전파가 단위 시간에 반복되는 횟수로 헤르쯔(㎐)라는 단위를 씁니다. 전파 존재를 증명한 독일 물리학자 헤르쯔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가령 전파가 1초 동안 100번 파장 횟수를 기록한다면 100㎐가 됩니다. 횟수에 따라 ㎐ 단위는 계속 커져갑니다. 1000㎐는 1㎑, 1000㎑는 1㎓ 식입니다. 우리가 무게를 말할 때 g, ㎏으로 단위가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Q:이동통신용 주파수는 무엇인가요?
A:주파수는 대역마다 용도가 정해집니다. 전파가 공기처럼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에 주파수 대역 모두를 무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파는 30㎓이하의 주파수를 가졌으며 사용할 수 있는 대역은 한정돼 있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나라마다 규제기관이 해당 주파수 대역 용도를 지정합니다.
휴대폰을 걸거나 받을 때 쓰이는 이동통신용 주파수도 특정 대역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기술진화 단계에 따라 2세대(2G), 3G, 4G 등으로 나뉩니다. 2G 이동통신서비스는 국내에서는 800㎒와 1.8㎓ 대역, 3G는 2.1㎓ 대역에서 제공됩니다. LTE로 대표되는 4G 서비스는 800㎒ 대역을 활용합니다. 다음달 LTE 서비스를 시작하는 KT는 1.8㎓ 대역을 쓸 예정입니다.
현재 음성이 아닌 데이터 통신용으로 쓰이는 와이브로는 2.3㎓ 대역을 이용합니다. 이르면 다음달 선정될 수 있는 제4이동통신사업자는 같은 와이브로 기술을 사용하지만 2.3㎓가 아닌 2.5㎓ 대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입니다.
Q:‘황금 주파수’ ‘주파수 전쟁’이라는 말은 왜 나왔나요?
A:앞서 말했듯이 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입니다. 이동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사가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좋은 주파수를 갖고 싶어 합니다. 좋은 주파수란 절대적, 상대적 의미를 모두 지닙니다.
일반적으로 700/800㎒ 등 저대역 주파수는 전파 도달효과가 좋아 황금 주파수로 불립니다. 우리나라 이용자들이 한때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011’ 서비스도 800㎒ 대역에서 제공됐습니다.
반드시 저대역이라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엔 해외 로밍이 이동통신 서비스의 중요한 요소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쓸 수 있는 주파수, 외산 휴대폰과 통신장비를 손쉽게 들여와 이용할 수 있는 주파수도 ‘좋다’의 요건입니다.
이동통신 기술이 진화하면서 기존 통신설비를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도 주파수 가치 척도의 기준이 됐습니다.
자연스레 좋은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에 가까운 경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지난 8월 주파수 경매에서 1.8㎓ 대역 가격이 기초가격의 두 배를 넘어서며 1조원 가까이 치솟은 것, 최근 700㎒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통신과 방송 진영이 치열한 공방을 펼치는 것도 다 이 때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파수 전쟁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주파수 가격이 급등하면 자칫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침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모바일 광개토 플랜’이라는 주파수 공급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좋은 정책이 마련된다면 우리는 보다 낮은 가격에 안정적인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겠죠.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