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보기술(IT)서비스 시장이 올해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다고 닛케이산업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내년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지만 2008년 이전의 고도성장과 다른 거북이걸음이 예상된다.
닛케이산업신문은 IDC재팬의 자료를 인용해 2011년 일본 IT서비스 시장 규모를 4조8368억엔(약 72조6300억원)으로 추산했다. 2010년보다 2.1% 줄어든 수치다. 3월 대지진 이후 복구 수요에 힘입어 1.5% 성장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IT서비스 시장은 2009년부터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2008년 5조2270억엔(78조49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리먼 쇼크 등 미국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기업의 IT 투자가 얼어붙었다. 3년 만에 6조원 가까운 수요가 사라진 셈이다.
2009년과 2010년은 투자 동결이 성장을 가로막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기업의 IT 투자는 풀리기 시작했지만 비용 절감 솔루션에 관심이 집중됐다. 기업은 IT 인프라를 갖던 관행에서 벗어나 임대, 즉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했다.
IDC재팬은 클라우드가 IT서비스 시장에서 ‘양날의 검’이라고 평가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IT 운용비용을 30% 정도 줄여준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야 실적이 발생하지만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면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기업의 해외 이전도 IT서비스 시장 위축을 부채질했다. 전후 최고 수준인 엔고 때문에 많은 제조업이 열도를 떠나 해외로 생산거점을 이전했다. 중국 IT서비스 업체들은 가격 공세를 앞세워 자국으로 온 일본 제조업체를 공략,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내년부터 IT 투자 회복이 기대되지만 성장세는 예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예상 연평균 성장률은 2% 정도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보인 3% 후반과는 뚜렷한 격차다.
긍정적 요소도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IT 시스템이다. 후지쯔와 히타치, NEC 등 IT서비스 선두주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을 속속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 등 성장세를 보이는 신규 업종의 수요도 성장세를 돕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