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내건 화두는 상생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윈윈하는 공존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도 마찬가지다. 최근 기업과의 상생 움직임이 활발하다. 매칭펀드 형태로 과제를 만들고, 기술예고제를 실시하는 등 기업 관심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도 힘을 보탠다.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업화할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마련했다. 일방적인 상생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출연연-기업 상생 모색=오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이틀간 KAIST KI빌딩에서 ‘출연연-기업 상생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주최는 전자신문과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 주관은 전자신문과 KAIST가 참여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후원했다.
오는 30일 이민화 KAIST 초빙교수와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소 성과확산실장이 벤처창업과 출연연의 기술사업화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날 오후에는 과학기술과 IT의 미래를 조망할 특별 세션이 준비돼 있다. 정명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융합기술미래기술연구부장의 사회로 좌담회가 개최된다. 주제는 ‘2030 미래기술을 말한다’로 정했다.
좌담회 토론자로는 양승환 경북대 기계공학부 교수, 박현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미래성장조정과장, 유경만 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장 등이 나선다.
◇첨단 알짜기술만 선보여=이번 행사에는 선별한 정부출연연구기관 9곳이 참가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가상용접 훈련 시뮬레이터를 선보인다. 선박이나 자동차, 직업 훈련원 등 산업체 및 교육기관에서 용접상황을 컴퓨터 그래픽 및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시뮬레이터로 훈련할 수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신약개발과 진단에 활용하는 획기적인 라만 검색기술과 나노약물 전달체 활용 가능한 초다공성 하이브리드 나노세공체 기술을 공개한다. 또 한국기계연구원은 경유차 후처리용 금속폼 필터 기술과 정량· 정밀 토출이 가능한 소형 압전펌프를 소개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수소투과 방지막 기술을 내놨다. 이 기술은 수소저장설비나 수소자동차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수소가 막을 투과해 확산 배출되는 것과 수소이온이 물질 내부로 확산돼 재료가 손상을 입는 수소취성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밖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자체 개발한 첨단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술이전 왜 어렵나=출연연 최대 고민은 기술이전과 사업화 성과 도출이다. R&D는 기본이다. 기업은 기술을 이전받아 어떻게 하면 ‘돈’을 벌 것인가를 놓고 머리를 쥐어짠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R&D 전문가다.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기에 사업화에 한계가 있다. 기관 인력 구성도 R&D 전문가 중심으로 꾸려져 있다. 기술 사업화의 해답 찾기에 어려움이 많은 이유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투자가 쉽지 않다. 대부분 배(연구개발비)보다 배꼽(기술사업화 비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섣부른 투자와 상품화는 기업 운명이 완전히 바뀔 수 도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기관입장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문제점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명쾌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하루아침에 모든 걸 해결하려하기보다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는 방안모색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