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필 이베이코리아 CBT사업팀 차장이 하는 일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에 한국 업체를 입점해주는 일이다.
정재필 차장은 “이베이를 통한 수출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북미에서 아프리카에 이르는 3억명의 이베이 고객에게 제품을 팔 수 있다.
이베이에 입점하는 것은 국내에서 G마켓이나 옥션에 입점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사이트를 영문으로 만들어야 하고 결제시스템은 반드시 ‘페이팔’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베이코리아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이베이에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판매 금액에 제한이 크고 이걸 풀기가 쉽지 않다.
이베이는 처음 사이트를 개설하는 사람에게는 3개월 동안 500달러어치만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후 신용도를 평가해 단계적으로 판매금액을 늘려준다.
“이베이는 한국과 달리 주문과 동시에 판매자에게 물건 값이 송금되는 시스템이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기를 치는 판매자들이 많아지게 된다”고 정 차장은 설명했다. 한국 지사가 일종의 ‘보증(그린채널)’을 서주면 한도를 늘리기가 수월해진다.
이베이에서 활동하는 한국 아이디는 3000개 정도. 연 매출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성공 사례도 탄생했다. 최근에는 5개 대기업이 입점해 매출이 시작됐다. 입점 대기 중인 대기업도 많고 정부와 협력해 중소기업도 지원할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의 이베이 입점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베이가 가져가는 마진률이 4~12% 수준이어서 국내 업체들이 큰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베이를 통한 판매는 수출로 잡히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10%를 환급받는 효과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이나 동대문 상인들을 설득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영어’ 문제다. ‘영어를 모르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것. “한류가 정말로 불고 있습니다. 시험 삼아 옷을 한글로 올려봤더니 미국에서 사가더군요”라며 언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초기 5명이던 팀원을 12명으로 늘리고 직원을 확충하기로 하는 등 최근 CBT 사업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 차장은 “3000여개 한국 입점 업체들이 이베이에서 올리는 연간 매출이 1000억원 안팍”이라며 “2년 안에 이를 4000억원까지 늘리는 게 당면 목표”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