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도코모가 6조원에 이르는 뭉칫돈을 인수합병(M&A)에 쓰기로 결정했다.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음성통화 사업 대신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는 23일 NTT도코모의 중기경영전략을 보도했다. 2015년까지 주력 사업 변화의 청사진이 들어 있다.
NTT도코모는 내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000억엔(1조4930억원)을 해외 M&A에 쏟는다. 그동안 해외 투자는 현지 통신업체의 지분 매입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한다. 신규 사업으로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상 분야는 방송과 의료, 유통, 에너지, 환경, 금융 등 다양하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즈니스라는 전제를 깔았다. M&A 일변도가 아닌 자본 제휴에도 문호를 연다.
현재 NTT도코모의 비(非)통신부문 매출은 4000억엔(약 5조9740억원) 정도다. 전체 매출의 10% 미만이다. 2015년엔 1조엔(약 14조9400억원) 돌파, 비중 20%라는 목표를 세웠다. M&A 후 5년 내에 투자대비수익률(ROI) 15%라는 구체적 수치도 내걸었다.
이동통신 설비 투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 자세를 취할 방침이다. NTT도코모의 올해 설비 투자 예상 금액은 7280억엔(10조8690억원)이다. 앞으로는 4세대 서비스 ‘크록시(Xi)’를 제외하고 설비투자비를 아껴서 6500억엔(9조7040억원) 수준으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NTT도코모가 통신 이외의 분야에 눈을 돌린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이 회사 올해 예상 연결 영업이익은 8700억엔(12조9900억원)이다. 최고조를 보이던 2003년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매출도 2007년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다.
음성통화 수입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야마다 류지 NTT도코모 사장은 “4년 후면 음성통화 매출이 최대 4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음성통화와 비슷한 수준인 데이터통신 매출은 2015년에는 두 배 이상 차이 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NTT도코모는 중기 전략 성과 목표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매출 5조엔(약 74조6800억원), 영업이익은 9500억엔(약 14조1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해 1200만대에서 2015년엔 40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