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특허 자체가 힘이던 시절이 있었다. 신기술은 기존 것보다 좋고 저절로 성공할 것이고 개발자나 수요자 모두 믿었던 때다. 그런데 성공 특허 기술은 극히 적다. 쓰임새가 적은 특허는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허청이 어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국가 연구개발(R&D) 특허마저 그랬다.
국가 R&D 특허 가운데 우수 특허 비율은 6.2% 수준으로 민간, 외국인보다 크게 낮았다.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의 특허 이전율도 미국의 절반 수준이다. 건당 특허이용료는 고작 7분의 1이다. 반면에 국가 R&D 특허 출원은 대학, 공공연구기관, 중소기업 순으로 많았다. 한마디로 양은 많은데 질은 형편없다는 얘기다.
질적 수준과 우수특허 비율 모두 대기업이 높았다. 상용화를 우선시하고 투자규모가 큰 대기업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그럴지라도 대학과 공공연구기관 특허 수준이 낮고 상용화가 덜 된다는 점은 문제다. R&D 예산 절대 규모가 작은 것 외에 다른 요인은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잠자는 특허 문제도 관리 실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사실 해결책은 간단하다. 특허 가치를 가장 잘 아는 이는 개발자가 아닌 수요자다. 수요자로 하여금 기존 특허나 개발 프로젝트를 보게 해도 그 활용도는 높아진다. 어차피 국가 산업에 쓰려고 개발하는 국가 R&D 특허 아닌가. 대학과 공공연구기관 보유 특허의 민간 개방을 확대할 일이다.
지식재산위원회가 어제 5년간 총 10조2000억 원을 투입하는 ‘국가지식재산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다양한 제도개선과 육성책을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양적 성장 시대가 끝났다는 점이다. 질적 제고와 활용을 북돋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세계 수준의 특허 출원에도 적자 수지를 내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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