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비행기 엔진소리 같은 굉음이 퍼지면서 길이 44m, 무게 10톤의 블레이드(풍력발전기 날개)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모니터링실에서는 엿가락처럼 휘어지는 블레이드의 유연성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했다.
전북 부안 신재생에너지단지에 설립해 최근 가동에 들어간 재료연구소 풍력시험동의 블레이드 피로하중실험 장면이다.
재료연구소(소장 조경목)는 전북 부안 신재생에너지단지 내 설립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풍력시험동을 지난 14일 가동했다.
풍력시험동 총책임자인 박지상 재료연구소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장은 “블레이드는 보통 20년 동안 사용할 수 있게 설계한다. 이 기간 동안 잘 견딜 수 있을지 블레이드 피로하중을 3~6개월로 압축해 테스트한다”고 설명했다.
재료연 풍력시험동은 세계적 수준의 풍력부품 종합시험 설비를 갖췄다. 대형 풍력부품인 블레이드·증속기·베어링 등의 성능평가 및 인증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상용화 대상인 2~3㎿급은 물론이고 70m 길이의 5㎿급(3000가구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생산) 블레이드의 정하중·피로하중 시험이 가능하다. 이를 통과해 인증받은 블레이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수출된다.
국내 풍력부품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해외 및 외부 시험인증에 따른 기술유출 우려도 막아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재료연구소는 10㎿급까지 평가할 수 있도록 설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풍력발전기 시험평가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해 세계 최고의 풍력 R&D조직을 갖춘 국제 풍력발전기 시험평가기관으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부안(전북)=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