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독자 브랜드 스마트TV를 미국에 수출한다. 세계 TV 시장 1, 2위를 다투는 삼성·LG 등 대기업뿐 아니라 한국 TV는 중소기업 브랜드도 TV 본고장 미국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쾌거다.
인사이드디지털(대표 박창복)은 미국 RMG(Resort Medis Group)와 미국 호텔·리조트에 1000만달러 규모 스마트TV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업체가 2만대 규모 TV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은 드문 일이다.
제품 선적은 향후 1년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32인치 LED 스마트TV가 주력제품이며, 42인치 스마트TV와 3D 기능을 탑재한 제품도 일부 공급한다.
RMG는 LA에 본사를 두고 미국 전역 호텔·리조트 프랜차이즈에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와 TV 솔루션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인사이드디지털 TV는 미국 호텔과 리조트 등에 RMG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인사이드디지털은 IPTV 셋톱박스와 IPTV 솔루션, 전자사전 등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는 회사다.
인사이드디지털은 보급형 TV 시장을 주 타깃으로 한다. ‘스마트i’라는 독자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자체 브랜드 제품을 앞세워 최근 인기몰이에 나섰던 대형마트 TV보다 고사양 제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패널은 LG 제품을 사용하고 중국에서 TV용 보드와 일부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 생산한다. 회사는 공급물량 확대에 대비해 일산에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황순걸 기술개발총괄 사장은 “검증받은 대기업 패널을 쓰고 ‘메이드 인 코리아’ TV라는 게 강점”이라며 “스마트TV 운용체계(OS)는 리눅스와 안드로이드 두 가지 제품으로 개발했고, 이번 RMG에 공급하는 제품은 모두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인사이드디지털은 미국 수출에 이어 멕시코 가전유통 전문매장인 일렉트라에도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캐나다 및 유럽 업체와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사이드디지털은 국내에도 이달 말 제품을 출시한다. 내수 시장에서 보급형 TV 격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내에는 24, 32, 42인치 스마트 LED TV와 3D 스마트TV까지 선보인다. 일반TV와 연결하면 스마트TV 기능을 하는 셋톱박스 형태 제품도 별도 판매하기로 했다.
유통은 이마트·롯데마트 등이 진행한 보급형TV 판매와 유사한 방식으로 준비 중이다. 온라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도 구상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복수의 케이블TV MSO와 기업간 거래(B2B)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도 모색 중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