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 속의 `면역 사령관`인 T임파구의 활동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이 단백질을 통제함으로써 류마티스·아토피·천식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거나 장기·조직 이식 거부 반응을 줄이는 후속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기원 전창덕 교수와 김혜란 박사과정생이 주도한 연구팀이 동물(쥐) 실험을 통해 `IGSF4`라는 단백질이 T임파구의 활성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T임파구 표면에는 원래 몸 속에 있거나 외부에서 침입한 모든 물질(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로서 수용체(TCR)가 붙어있는데, 이 수용체가 항원을 감지한 뒤 해당 신호를 T임파구 내부에 혼자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T임파구 내외부의 경계인 세포막 속에서 IGSF4와 결합, 신호를 증폭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IGSF4에 문제가 생기면, 항원을 인식해도 T임파구의 활동이나 분화가 적절한 수준으로 이뤄질 수 없게 된다. 결국 IGSF4는 `면역 사령관` T임파구를 지휘하는 또 다른 상관격인 셈이다.
실제로 연구진이 쥐에서 IGSF4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없애자, 분화 장애로 T임파구의 수가 줄어들 뿐 아니라 T임파구가 만들어지더라도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아울러 그 결과로서 류마티스성 관절염, 아토피 등 자가면역성질환은 크게 완화되는 사실도 확인했다.
자가면역성질환은 사람 몸의 면역체계가 자기 몸의 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고 공격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T임파구가 지휘권을 남용해 비정상적으로 활발한 상태다. 따라서 IGSF4의 결핍이나 억제를 통해 T임파구의 `과잉 행동`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IGSF4를 많이 발현시킨 생쥐에서는 T임파구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면역질환 가능성이 커졌다.
전창덕 교수는 "현재 IGSF4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연구가 성공하면 자가면역 질환 치료와 장기·조직 이식 부작용을 막는 획기적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의학 분야의 권위지 `실험의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4일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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