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플랜트 인력? 몸만 오시면 됩니다

건설업계, 해외인재 확보 위해 융숭한 대접

국내 건설업계 매출에서 플랜트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해외 플랜트 인력을 `모셔오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국내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 직원의 대다수는 플랜트 설계 직군이다. 올해 건설업계 매출액의 71% 이상이 산업설비(플랜트) 공종에서 나오는 등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업체마다 인력을 찾아 해외로까지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국내 인력은 이미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몸값이 뛴 데다가 그마저도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기가 만만치 않다.

외국인 직원의 출신국가는 필리핀, 인도, 영국, 미국, 호주 등으로 다양하지만 필리핀이 개중 많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필리핀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로 "동남아라 멀지않고 영어를 사용하면서 성실하고 기능이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귀뜀했다.

업체들은 어렵게 모신 해외파 플랜트 인력을 극진하게 대우한다. 이들의 입맛에 맞는 식사를 준비하고 한국에서 지낼 거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휴가나 배우자의 방문시 항공권을 제공하고 다양한 적응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지난 2005년부터 외국인 직원을 채용해 현재 본사 근무 인원이 220명에 달하는 GS건설은 이들에게 서울 소재 오피스텔을 한 가구씩 제공하고 14일간의 휴가를 매년 2~3차례씩 떠날 수 있게 배려한다. 고국 방문을 위한 항공권은 회사 부담이다.

또 설과 추석 등 우리 명절에는 관광을 주선하고 주말에는 팀원들과 영화관람과 농구, 등산 등 여가활동을 함께 하면서 어울리게끔 한다.

외국인 130여명이 근무 중인 대림산업은 이태원 인도전문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공수하고 이슬람 교인들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인 프레이룸(Pray Room)을 준비했다. 6개월마다 14일 휴가와 항공권을 지원하고 배우자 방문 때도 항공권을 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작년 말 40여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직원들을 1년만에 2배 이상 많은 100여명으로 늘렸다. 글로벌화 전략에 따라 외국인 직원 확충에 나서면서 적응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사팀 내 외국인 직원의 고충처리를 전담하는 헬프데스크를 신설했고 분기별로 10주 과정의 한국어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한편 가을소풍과 봉사활동 등 한국인들과 어울리면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오는 2015년까지 플랜트 분야 외국인 임직원 비율을 50%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SK건설은 외국인 직원 개개인을 같은 부서의 한국인 직원들과 짝지어 업무와 회식, 회의 등 회사생활 전반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외국인 직원으로만 구성된 밴드부와 농구부 등 동호회 활동도 장려한다.

외국인 직원 170여명을 둔 삼성엔지니어링은 특별한 적응 프로그램이 없는 대신 외국인 친화적으로 환경을 뜯어고쳤다. 3년 전부터 사내 영어공용화를 실시해 모든 게시글을 영어로 올리고 사내방송도 영어로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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