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의 전자전문 유통업체였던 서킷시티가 파산한 지 10일(현지시각)로 만 3년이 된다. 당시 서킷시티는 60년 역사를 가졌음에도 금융위기로 인해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채 몇 달도 되지 않아 파산으로 내몰려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가전업계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주된 원인은 월마트·코스트코·타깃 등 종합할인점의 저가공세와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쇼핑몰의 확장이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그 후 3년, 미국 전자유통시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인터넷·스마트폰 활용한 ‘신소비 대세’=미국 오프라인소매점연합(Alliance for Main Street Fairness)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오프라인 실물거래는 연간 10% 이상 떨어지는 추세다. 반면에 온라인 전자상거래는 꾸준히 늘어 올해도 약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제품 소비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미국 1위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은 지난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6%가 증가했다. 효자상품은 바로 전자제품이었다. 관련 매출이 69%나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성탄절을 전후한 연말 특수 시즌에 스마트패드를 출시해 전자제품 전문 온라인쇼핑몰 이미지를 확고히 굳힐 계획이다. 이베이 역시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상품 중 1~5위가 모두 전자제품이다. 애플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 등 스마드폰 기기가 주를 이뤘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새로운 소비패턴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보고 스마트폰을 통해 가격비교를 한 뒤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형행태다. 그루폰, 리빙소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전자제품 쇼핑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새 활로 부심하는 전자유통업체=미국 최대 전자제품 전문업체 베스트바이는 휴대폰 소매유통업체 카폰웨어하우스를 인수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에 나섰다. 기존 전자제품 유통에다 휴대폰 전문판매까지 결합해 시너지를 제고하자는 취지다. 베스트바이가 이를 통해 3분기 연속 판매 감소라는 불명예를 씻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할인판매업체 월마트는 ‘저가형’ 전자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월마트의 엔터테인먼트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13~14%를 담당하고 있다. 식품사업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사업부다. DVD, 소형가전기기 등 온라인과 차별화한 상품으로 지난 상반기 매출을 작년 동기보다 20% 이상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리테일넷의 키스 앤더슨 애널리스트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기업들도 이제 온라인 등 새 유통채널을 보완제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최근 관련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