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 LG전자 구글TV 개발 완료

시제품 개발 완료…구글과 최종 협의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TV를 개발, 출시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하지만 애플에 이어 구글이 안방 정보가전 시장까지 운용체계(OS)를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 출시를 미루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TV 시제품 개발을 마무리했다. 현재 구글과 안드로이드 플랫폼 사용에 대한 최종 합의만 남겨놓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구글TV 개발에 착수해 전용 사용자체험(UX), 사용자환경(UI) 등은 물론이고 디자인까지 모두 끝냈다. 삼성 구글TV 제작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당초 지난 6월 출시를 목표로 구글과 플랫폼 사용 합의를 진행했다”며 “협상이 결렬되면서 제품 출시 일정이 잠정 보류된 상태”라고 전했다.

 LG전자도 구글TV 시제품을 마련하고 구글과 안드로이드 플랫폼 사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글TV 개발과 출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것은 사실이며 1차 시제품도 준비됐다”며 “최종 상용화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뉴스의 눈> 삼성 LG는 구글TV 최대 파트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구글TV 출시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양사 TV사업 수장과 만나면서 실제로 상용화 가능 시점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방한기간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권희원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부사장)을 잇달아 만나 TV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과 LG 모두 구글TV를 준비해온 만큼 기술 요건 등의 세부 협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기업과 협력을 언급하면서 ‘안드로이드가 언제나 무료로 제공된다’ ‘제조사에 따라 OS 공급 시기를 달리해 차별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그간 소니와 TV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 소니 TV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구글은 ‘TV 시장 진출’을 잠시 접어야 했다. 지난해 구글은 소니·인텔·로지텍과 함께 구글TV를 내놨으나 콘텐츠 부족과 불편한 사용 환경 때문에 당초 기대와 달리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연말 소니와 비지오를 통해 선보일 구글TV2는 인텔 와이다이 기술을 탑재해 스마트폰, PC, 스마트패드 등 다양한 단말기를 언제 어디서든 끊기지 않고 사용하는 N스크린 서비스 허브로 구현한다. 이마저 여의치 않다. 소니는 TV 시장 점유율 하락에 이어 내년 TV생산 목표를 절반으로 줄인 상태다. 소니는 TV 시장 ‘마이너리티’로 전락한 지 오래다.

 반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세계 1·2위 TV 제조사로 올라섰다. 구글은 삼성·LG와 손잡으면 구글TV를 확대할 최고 파트너를 확보한다.

 삼성과 LG가 안드로이드 스마트TV를 내놓는 순간 안드로이드 영향력은 극대화한다. 스마트폰에 이어 TV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모바일과 정보가전기기 OS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매력 있는 그림이다. 기존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들과 함께 연동할 경우 구글의 OS 평정이 눈앞에 보인다.

 중요한 것은 삼성이나 LG가 구글의 이 같은 OS 시장 독식을 그대로 둘 것인지 하는 문제다. 이 문제의 해법을 찾는 순간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TV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구글의 스마트폰 무임승차에 이어 ‘안방진출 무임승차’를 무작정 바라볼 수는 없는 처지다.

 구글은 세계 TV 제조 선두업체를 안드로이드 생태계로 끌어들임으로써 스마트TV 시장에서 강력한 반애플 전선을 구축할 수 있겠지만, TV업체는 자칫 구글 생태계에 종속된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스마트폰에 이어 애플과 구글에 안방까지 내주는 것은 생각할수록 두려운 일이다.

 국내 제조사가 구글 TV를 출시하게 되면 세계 스마트TV 시장은 새로운 차원의 정보가전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자가 PC, 스마트폰, 스마트패드에서 사용하던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스마트TV에서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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