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는 9일 `알뜰주유소` 공급을 위한 석유제품 대량구매 입찰에 불참하면서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을 포함한 4대 정유업체 가운데 가장 후발로 업계에 뛰어든 현대오일뱅크는 사업구조가 원유를 수입, 정제해 수출하거나 주유소에 판매하는 단순한 형태다.
석유화학제품이나 윤활유,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다른 업체처럼 석유제품을 팔아서 생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분야가 없다.
석유 내수시장에서 영업이익을 못 내면 다른 사업을 통해 보완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민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정부의 취지에 동참하기 어려운 현실적 이유로 이 점을 꼽았다.
현대오일뱅크는 인천정유 등을 인수해 내수 시장 경질유 점유율이 20% 수준으로 4개 업체 가운데 3위에 해당하지만, 석유제품 생산 규모를 가늠하는 공장 가동량은 최하위다.
석유공사와 농협의 입찰 공고 물량이 현대오일뱅크에 너무 큰 것도 부담이다.
현대오일뱅크측은 "이번 입찰 물량은 국내 경질유 내수시장의 4~5%에 해당할 정도로 대규모"라면서 "현재의 수급 여건이나 판매 규모, 물류 시설을 따질 때 추가로 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현대오일뱅크는 정부에 분할 입찰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자영 주유소와 대리점, 고객들에게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알리고 싶다"면서 "국민의 고통 분담을 위한 정부의 생각이 있는 만큼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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