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유료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슈미트 회장은 8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드로이드는 항상 무료로 남을 것”이라며 안드로이드 개방성을 재확인했다. 그는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도 별도 회사로 운영될 것”이라며 모토로라 인수 후 구글이 모토로라와 여타 제조사를 차별할 것이란 우려에 적극 해명했다. <관련기사 5면>
새 안드로이드 소스 코드를 우선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조사를 차별할 것이란 우려에는 “현재 제조사와 협업하는 방식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휴대폰 제조사들을 만나서 안드로이드에 대한 구글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국내 파트너와의 관계를 강조했다.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지키고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안드로이드 진영의 특허 공방에는 “MS가 아니라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들었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의 성공을 우려해 ‘공포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인터넷 실명제 등 인터넷 규제 정책에 대해 우리 정부에 우려를 드러냈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초고속인터넷과 스마트폰 확산 등에서 인상적 성취를 보여줬지만 일부 인터넷 규제 정책은 ‘최고 수준’(state-of-the-art)은 아니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의 규제 정책은 더욱 개방되고 현대화될 필요가 있다”며 “규제 개선을 위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슈미트 회장은 “특정 법이나 이슈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지만, 인터넷 실명제와 개인 위치정보 등 구글 서비스와 관련된 정부 규제에 의견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모바일 시대에는 하드웨어나 인프라뿐 아니라 창의력이 필요하며 그 기반은 개방성”이라고 강조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구글이 아시아 지역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와 대만 등에 두기로 한 것도 정부 규제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슈미트 회장은 “효율성 등에 대한 많은 검토를 거쳐 IDC 입지를 정했다”며 “믿을지 모르겠지만 더운 지역에서 IDC 효율성이 더 높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