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년 전망은 참고용…대부분 `오발탄`

신한금융투자 1,650~2,260으로 가장 근접

증권사들이 해마다 이맘때 내놓는 이듬해 시장 전망치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화려한 경력과 비법을 자랑하는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이 다양한 통계와 자료 등을 바탕으로 추론하는 것이어서 신뢰성이 높을 것 같지만 실상을 보면 대부분 엉터리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증권사들이 내놓은 2011년 증시 전망은 줄줄이 빗나갔다. 전망을 제시할 무렵 유동성 랠리가 펼쳐져 너나없이 강세장을 외친 탓이다.

코스피 등락 구간을 예측한 국내 17개 증권사의 평균치는 1,818~2,387이었다. 실제 수치가 1,644~2,231이었으니 아래로는 164포인트, 위로는 156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증권사들은 올해 신흥국 주도의 성장과 선진국의 회복이 맞물리며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했다.

삼성증권은 하단을 2,040으로, 하나대투증권은 상단을 2,720으로 각각 예상해 오차가 가장 컸다.

전날 종가는 1,919.10이었다. 연말까지 엄청난 돌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기존 상단과 하단이 깨질 가능성은 작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한 해 동안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바람에 지표를 예측하기 매우 어려웠다.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논리적으로 비슷한 전망을 했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지수를 귀신처럼 맞춘 증권사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년 전 1,650~2,260으로 여의도 증권업계에서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가 세계 경기가 악화한 덕분에 `작두 탔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 증권사의 이선엽 투자전략팀장은 "당시 너무 비관적이라서 논란이 일었지만, 올해 주가지수가 우리 예상대로 됐다. 미국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할 것이란 가정이 들어맞았다"고 회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3일 주요 증권사 중에서 가장 먼저 리서치포럼을 열고 내년 코스피가 1,700~2,2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HMC투자증권은 1,650~2,300을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조만간 전망치를 밝힐 예정이다.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불투명한 만큼 비교적 부정적인 보고서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월별, 연도별로 지수를 맞추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그림을 참고만 하고 매일 발간하는 투자전략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표> 증권사별 2012년 코스피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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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별 추정치 │ 하단 │ 상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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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투 │ 제시하지 않음 │ 2,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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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 │ 1,800 │ 2,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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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 1,920 │ 2,5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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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 1,900 │ 2,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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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2,040 │ 2,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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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 │ 1,720 │ 2,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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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1,800 │ 2,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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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 1,800 │ 2,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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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 1,800 │ 2,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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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트레이드 │ 1,850 │ 2,3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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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 1,860 │ 2,3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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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 │ 1,830 │ 2,3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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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종금 │ 1,810 │ 2,3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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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 1,830 │ 2,3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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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투자 │ 1,840 │ 2,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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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 1,650 │ 2,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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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 │ 1,700 │ 2,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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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 │ 1,750 │ 2,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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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수 │ 1,644.11 │ 2,23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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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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