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지휘하는 윤활유 사업이 연이어 결실을 맺고 있다. 이번엔 유럽이다.
7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과 유정준 SK G&G추진단 사장, 최관호 SK루브리컨츠 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렙솔(Repsol) 본사에서 안토니오 브루파우 니우보 회장을 만나 스페인 남동부해안 카르타헤나에 그룹Ⅲ 윤활기유 합작공장 준공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합작은 글로벌 에너지 회사인 렙솔이 윤활기유 원재료 및 인프라를 제공하고 SK는 기술과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링(Partnering)의 대표적 사례다.
SK그룹의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가 주관하며 공장은 오는 2014년 완공 예정이다. 하루 1만2000배럴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돼 유럽 공략 전진기지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세계 그룹III 윤활기유 수요 40%가 유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스페인 합작공장은 SK의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윤활유 사업이 SK그룹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전망이다.
SK의 윤활유 사업은 지난 2001년 3418억원의 매출을 기록, 국내 업계 최초로 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34억원을 기록해 10년 만에 7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분사 이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각각 10%, 49% 증가하는 등 분기마다 경영성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렙솔 측과 윤활기유 사업뿐만 아니라 석유개발,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사업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브루파우 니우보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SK는 남미 페루에서 LNG 액화공장을 운영하고 생산광구에 참여하는 등 자원개발에 경험과 노하우가 있고, 렙솔 역시 남미에서 자원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자원개발은 물론이고 석유화학, LNG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브루파우 니우보 회장 역시 “이번 합작공장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CPR팀 이만우 전무는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CEO의 이번 스페인 및 아제르바이잔 출장은 지난달 말 열린 CEO세미나에서 경영진이 논의한 글로벌 성장을 직접 실행에 옮기기 위한 것”이라며 “SK그룹은 최 회장이 제시한 패키지딜과 파트너링 등 다양한 협력모델로 글로벌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