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 저가격 두 마리 토끼 잡는 일본 슈퍼컴 산업

Photo Image
NEC가 개발하는 초저가 슈퍼컴퓨터는 지난 2002년 세계 기록을 세운 SX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다. NEC의 SX 시리즈 상위 기종인 SX9.

 일본이 슈퍼컴퓨터 개발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최고 성능 기록을 갈아치우겠다며 예약을 해뒀다. 반의 반값 슈퍼컴퓨터도 곧 선보인다.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린 일본 슈퍼컴퓨터의 권토중래가 예상된다.

 후지쯔는 초당 2경3200조번 연산 가능한 슈퍼컴퓨터를 내년 1월 출시한다고 7일 발표했다.

 제품명은 ‘프라임에이치피씨(PRIMEHPC) FX10’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후지쯔와 이화학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게이’로 최근 초당 연산 1경번 기록을 세웠다. 프라임에이치피씨 FX10은 게이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셈이다.

 이 제품은 16코어 CPU를 사용한다. 게이는 8코어 스파크64 CPU를 썼다. 게이의 CPU 연결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성능을 높였다. 고객의 필요에 따라 최대 1024대의 슈퍼컴퓨터를 병렬 연결할 수 있다.

 NEC는 초저가 슈퍼컴퓨터를 만든다. 2013년 출시가 목표다.

 NEC 슈퍼컴퓨터는 지난 2002년 세계 기록을 세운 ‘SX 시리즈’의 차세대 모델이다. 가격은 2000만엔(약 2억8000만원)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존 슈퍼컴퓨터 5분의 1 가격이라고 전했다. NEC가 자체 개발한 기술을 사용해 시스템 LSI 수를 99% 줄였다.

 부품 수가 줄면서 업소용 냉장고 이상이던 크기도 독신자 냉장고 정도로 줄였다. 전력 소모량은 2.8㎾로 다른 슈퍼컴퓨터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전기요금 등 유지비까지 감안하면 90% 비용 절감 효과를 낸다.

 슈퍼컴퓨터는 복잡한 계산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태풍이나 쓰나미 분석, 자원 탐사 등 쓰임새가 넓다. 자동차나 비행기 등의 제조업에서도 충돌 시뮬레이션 용도로 도입한다. 미국과 유럽에 의존하던 수요도 신흥 시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2009년 8조5000억원 남짓인 슈퍼컴퓨터 시장 규모가 2015년 14조3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후지쯔는 현재 약 200억엔(약 2854억원)인 슈퍼컴퓨터 매출을 2015년에는 1000억엔(약 1조4270억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NEC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신흥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