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경영 포기, 모든 비용 줄인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필수투자를 제외한 모든 비용을 줄이는 긴축경영을 내년 경영기조로 삼았다. 매출차원에서는 기본료 등 통신요금인하 여파를 상쇄하기 위해 기업사업 부문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이 같은 기조가 담긴 긴축경영을 골자로 하는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3면>
음성통화 매출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총선과 대선 등 굵직한 정치적 요인에 의한 통신요금 인하압박 등 규제 리스크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미 기본료 1000원 인하로 인해 내년에만 6000억원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문자메시지 부문에서도 수백억원대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통신장비 업계와 서비스 등 전후방 업계도 덩달아 위축될 전망이다. 설비투자가 최소화할 전망인데다 마케팅 비용 축소 역시 예측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 확산에도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은 오히려 작년보다 낮아졌다”며 “내년에는 비용통제로 수익성을 높이고 신사업으로 부족한 매출을 채우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통신업계는 이미 닻을 올린 4세대(4G) LTE 분야를 제외하면 유무선 설비투자를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났던 통신업계 설비투자는 내년부터 다시 하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LTE 신규 투자가 늘어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투자를 줄이면서 전체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LTE 투자 역시 기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 많아 과거 신규 네트워크 투자에는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G 설비투자비는 3G의 60% 수준에 불과하고 운용비용도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업계는 마케팅도 과거 물량공세식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고ARPU 가입자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이미 지난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LTE 마케팅의 초점은 ‘양질의 가입자 확보’라고 밝혔다. 과거처럼 마케팅비용을 집중 투입해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을 기본으로 고ARPU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비용절감에 더해 컨버전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통한 신사업을 강화한다. B2C가 아닌 B2B 중심의 기업사업이 매출 성장동력이다. 통신사 기업사업부문 관계자는 “내년 시장 전망이 밝지 않지만 그나마 성장여력이 큰 부분이 B2B사업”이라며 “이에 맞춰 내년 사업목표를 높게 잡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사업 중요성이 커지면서 연말 연초에 즈음해 또 한 번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기업고객부문과 글로벌사업본부를 통합한 KT처럼 국내 B2B 영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체제정비가 예상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