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의 해외판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한국의 인기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를 1면 톱기사로 조명했다.
IHT는 2일 `반대의 목소리가 온라인으로 가다`(The opposition goes onlin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젊은이들의 현실에 대한 분노를 반영하듯 수백만명이 날카로운 풍자가 일품인 꼼수다 방송을 내려받아 듣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남자 4명이 임대한 스튜디오에 1주일에 한 번 둘러앉아 자국의 지도자들을 향해 불쑥 욕설을 내뱉고 이들을 조롱한다고 나꼼수를 소개했다.
사전에 녹화돼 온라인 공간으로 전파되는 이 방송은 한국의 1위 팟캐스트로 각 회에 200만 회나 내려받게 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 진행자들은 이를 `각하 헌정방송`으로 표방한다. 여기서 각하란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라고 IHT는 설명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우리는 각하에 대한 모든 의문사항을 제기해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도 제시한다"며 "각하의 보수적 체계가 사람들을 주눅이 들게 한다고 생각해 청취자에게 쫄지 말자고 한다"고 말했다.
나꼼수는 인터넷 공간에서의 인기에 이어 지난달 29일 서울의 1600석 공연장에서 첫 번째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었다.
나꼼수의 인기에는 생활비 상승과 불안한 일자리 전망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한국 젊은이들의 정치적 자각뿐 아니라 이 대통령과 주류 보수 언론에 대한 불신이 반영됐다고 IHT는 분석했다.
콘서트를 보러 온 한 관객은 "그들이 정부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IHT는 4면까지 이어지는 이날 장문의 기사에서 지난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나꼼수의 출연진 4명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특히 1998년 딴지일보를 시작한 김어준 씨는 이제 자신의 방송팀을 모든 정당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여기게 했다고 이 신문은 평했다.
저널리즘을 전공한 한 대학교수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팟캐스트의 성공은 보수적인 3개 유력지와 2개 주요 방송에 대한 각성을 보여준다"며 "나꼼수는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주류 미디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현안을 다룬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중앙일간지 논설실장은 나꼼수가 픽션과 논픽션, 논평과 코미디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고 지적했다고 소개하는 등 IHT는 나꼼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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