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한 세미나(Annual Sales and Marketing Summit)에서 ‘설득의 심리학(Influence: The Psychology of Persuasion)’이라는 유명한 저서를 펴낸 로버트 시알디니(Robert Cialdini)박사는 ‘구매 심리의 본질(Inside the Customer’s Purchase Decision)’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주요 내용은 요즘 같이 엄청난 양의 정보 홍수와 불확실성이 많은 시기에 거래처는 어느 때 보다 제한된 예산과 복잡해진 승인 과정 그리고 내부 동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구매 의사 결정이 지연된다는 것이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세일즈맨이 갖춰야 할 설득 능력(Persuasive Technique)이 무엇일까라는 내용이었다. 시기적으로 상당히 적절한 주제이며 칼럼에서 제안했던 세일즈 2.0 내용을 모두 담아 이를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면 불확실성이 없어질 때까지 의사 결정을 미룬다. 승리 보다는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사 결정을 시도한다. 아니면 경험적으로 단순한 의사 결정만을 택한다.
이 경우 세일즈맨이 거래처를 설득시켜 자사 제품 판매를 성공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유일한 방법은 상대 거래처의 불확실성과 망설임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설득력과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수차례 언급한 솔루션 셀링과 바잉 컨설턴트 역할이다. 시알디니 박사는 거래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6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는 화답(Reciprocation)이다. 즉 자기가 받은 것이 있다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싶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 느낌은 하루아침에 불가능하다.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여러분이 거래처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둘째는 부족함(Scarcity). 사람들은 자기가 어떤 것을 가질 수 없을 때 더 가지고 싶어 하고 갖기 위해 행동한다. 일종의 전략이다. 판매를 하려고 적극적이면 적극적일수록 상대는 선택이 많다는 것을 인지한다. 그러나 한정된 거래처에만 제안한다면 상대는 꼭 사고 싶어 한다. 요즘 ‘꼬꼬면’ 마케팅 전략을 생각해 보라. B2B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반도체 시장을 생각해보면 항상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이 반복된다. 공급 측면이나 거래선 경쟁사가 이미 자사 제품을 채택해서 공급을 해주어야 하는데 귀사가 결정을 지연할 경우 공급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팁을 제공한다면 거래처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
셋째는 권위(Authority). 상대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을 때, 권위 있는 기관에서 나온 자료 등을 인용한다면 거래선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넷째는 일관성(Consistency). 사람들은 무언가를 구두 혹은 서면으로 인정하면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다섯째는 공감(Consensus). 유사 업종이나 업체에서 자사 제품을 이미 사용하고 얼마나 많은 이익을 받고 있는지 소개한다면 설득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여섯째 인간관계(Friendship & Liking). 믿을만한 사람이 추천을 하면 대부분 설득이 손쉽다. 솔루션을 팔고자 하는 당사자인 여러분 보다는 거래처를 잘 알고 가끔 자문을 많이 받는 그런 오피니언 리더를 통해 추천하면 대부분 믿는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즉 유사 혹은 다른 업체에서 성공 사례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불확실한 환경에서 이보다 더 좋은 설득력 도구는 없다. 남들이 사용하거나 결정한 것들이 좋은 사례가 되는 것이다. 식당 메뉴에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는 문구를 써놓는 경우 다른 메뉴보다 13~20%정도 주문이 많다는 통계가 있다. 같은 룰이 B2B판매에도 적용된다. 거래선이 여러분이 제시하는 복잡한 솔루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매할지 모르고 솔루션 구매 절차 역시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여러분 세일즈가 상대 거래처에 다른 거래처 사례를 교육시켜주는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자문해 주어야 한다.
오늘과 같은 불확실하고 변화가 많은 시기에 거래처의 모든 구매 활동은 상당히 보수적이고 좀 더 시간을 많이 가지고 많은 대안을 검토하게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분에서 성공적인 세일즈 스토리를 쓰려면 상대 문제를 간파하고 다른 거래처 사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전제한 6가지 원칙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제 세일즈는 당신의 거래처에 컨설턴트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당신에게 의지하고 당신에게 다른 업체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게 해야 한다. 당연히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여러분의 세일즈 접근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물론 많이 공부해야 한다.
페어차일드 전무 kn.kim@fairchildsem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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