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고출력전자기파·EMP) 폭탄을 막을 방호시설 시험인증이 국내에서 시작된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원장 조기성)은 기술표준원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EMP 방호시설 시험분야에 대한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증받아 방호시설 및 방호필터에 본격적인 인증시험 및 평가업무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미국, 스위스 등 일부 국가에서만 가능했던 EMP 방호시설 성능평가를 우리나라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본지 8월 16일자 1면 참조>
KTR 관계자는 “전자통신기기 발달로 고출력 전자파를 이용한 위성통신 교란, EMP 폭탄 등 신종 첨단무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EMP 차폐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까지는 EMP 방호시설에 대한 성능평가를 국내에서 자체 수행하지 못해 해외에 국가시설을 노출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국내기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적 이득은 물론 국가 안보차원에서도 진일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R는 전력·통신시설을 비롯한 주요 국방 및 민간시설 EMP 방호 시험검사와 전자파 차폐룸 시험검사, EMP 방호 필터 부품인증시험 및 방호필터 제조업체의 개발지원, 산·학·연 연계를 통한 관련분야 공동 연구개발(R&D)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또 KTR 용인청사 내 EMP 방호필터 인증 시험용 시스템을 구축, 국내 EMP 필터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인증시험 서비스를 한다. KTR는 이를 위해 지난 1년여간 EMP 평가팀을 새로 구성하고 시험 및 성능평가 설비구축 및 인력확충을 진행해 왔다.
KTR는 국제전기위원회(IEC) 국내 EMP분야 간사기관 역할도 수행 중이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전자기펄스(EMP) 국제워크숍’을 개최했다. 글로벌 전문가들을 초청해 선진 기술동향을 소개하고 EMP 방호시설의 시험평가 방법 등을 제시했다. 현재 EMP를 규정하는 국제표준은 미국 군사표준과 IEC 민간표준 등 두 가지다.
조기성 KTR 원장은 “기표원과 KTR는 EMP 방호검증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며 관련기업들과 연계해 국내 EMP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외 표준화 활동도 적극적으로 임해 국민들의 EMP 불안을 해소하고 세계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EMP(Electro Magnetic Pulse).
전자파 폭탄. 핵무기에서 발생하는 전자기기에 과전류를 일으켜 기기를 영구적으로 파손시키는 파동을 말한다. 군사 및 금융시설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를 무력화 시킨다. 비살상 무기지만 그 이상의 효과가 있어 차세대 첨단무기로 꼽힌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