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서비스에 따라 가입자가 ‘무더기’로 이동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업체들이 이들을 잡기 위해 고심 중이다.
25일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9월 1억8200만명의 컴퓨터 사용자가 한 달 평균 스트리밍 영상을 감상한 시간은 19시간 30분이다. 이는 전월 18시간 보다 1시간 반 가량 늘어났다. 사람들의 이용행태가 온라인화된다는 방증이다.
이 와중에 넷플릭스는 3분기 80만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업계는 당초 넷플릭스 이탈자 수를 60만명으로 추산했지만 9월부터 온라인 서비스를 유료화하면서 요금을 60% 이상 과금하자 추가로 20만명이 더 줄었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현재 2380만명이다. 라자드캐피털마켓의 바튼 크로켓 애널리스트는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내년 1분기까지도 장담할 수 없는 암흑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플릭스 이탈자를 유치하려는 후발주자들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지난 8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대열에 합류했다. ‘월마트닷컴’에서 동영상 실시간 서비스를 시작한 것. 월마트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애플 아이튠즈 신작 대여 요금이 3.99달러인 것에 비해 월마트는 편당 1달러부터 시작한다. DVD 대여점으로 더 유명했던 블록버스터는 올해 케이블TV 사업자인 디시네트워크에 인수돼 연말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블록버스터는 디시네트워크 가입자에 한해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넷플릭스 이탈자가 가속화됐던 9월에만 유·무료 가입자가 50만명이나 늘었다고 밝혔다.
기존 상위 사업자들은 아직 여유있는 모습이다. 훌루는 폭스TV, NBC, ABC 등과 잇따라 계약에 성공하면서 콘텐츠를 더 많이 확보했다. RBC캐피탈마켓의 데이비드 뱅크는 “최대 라이벌인 넷플릭스 가입자 이탈은 결국 훌루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훌루플러스는 유료지만 7.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번 분기에만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