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Siri) 여성음 채택…다양한 분석 눈길
애플 아이폰4S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음성인식 기술인 ‘시리(Siri)’다. 시리는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데, 목소리는 여성 음성이다. 차량에 장착한 GPS에서도 여성 목소리가 길을 안내한다. 엘리베이터에서도 안내음은 여성이다. 왜 수많은 컴퓨터 음성은 여성 목소리일까.
24일 CNN인터넷판은 사람이 여성 음성에 더 민감한데다 역사적으로 비슷한 형태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먼저 여성 음성은 사람에게 민감하다. 클리포드 나스 스탠포드 인류학 교수는 “태초부터 모두가 선호하는 목소리는 남성보다 여성 음성이었다”며 “이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여성) 목소리를 듣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아는 엄마 자궁에 있을 때부터 아버지 목소리보다 어머니 목소리에 더 큰 반응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목소리가 기계에 내장된 것은 오래 전 일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전투기 조종석에는 여성 음성을 탑재한 블랙박스가 있었다. 파일럿들이 오랜 비행으로 인해 졸지 않도록 알람 시간에 맞춰 여성이 말을 하는 기능이다. 10여년 전 독일 자동차 기업 BMW가 차 시동을 걸 때 ‘차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았습니다(your door is ajar)’라는 음성도 역시 여성이다.
과학적인 분석도 있다. 여성 음성은 남성 목소리보다 높기 때문에 진동수가 크다. 소리도 파동이라 진동수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 진폭은 소리가 높을수록 크다. 여성과 남성이 같은 세기로 말할 때 여성 음성이 더 고음이기 때문에 파동 에너지가 크다. 더 뚜렷하게 들리고 멀리까지 전달할 수 있다.
팀 바자린 실리콘밸리 크리에이티브 스트레디지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제조기업을 비롯해 많은 회사들이 음성 인식 기능을 넣을 때 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며 “항상 여성 음성에 대해 편안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