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세계에서 동시 발매될 애플의 공동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가 일부 공개되면서 그에 대한 ‘재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잡스는 세계 최대 IT기업의 CEO로써 경쟁사에 대한 분노를 가감없이 분출하는 등 다혈질인 인물임과 동시에 애플의 미래를 늘 염려하고 따뜻한 가족애를 갖고 있는 인물로 묘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안드로이드, ‘파괴해버리겠다’=고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파괴해버리겠다(I’m going to destroy Android)’고 말할 정도로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400억달러를 다 써서라도 (구글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구글과) 핵분열전쟁(Themonuclear War)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 애플 이사회 멤버이자 구글 현지 CEO인 에릭 슈미츠를 ‘큰 도둑놈(Grand theft)’이라고 부르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했다고 전기에 나와 있다.
◇친부 만난 잡스=개인사도 담겨있다. 스티브 잡스 전 CEO는 생전에 친부를 몇 번이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는 친부인 압둘파타 존 잔달리를 실리콘 밸리의 한 지중해 식당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후 자신의 출생배경에 회의를 느끼고 만남 자체를 비밀에 부쳐달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도 있다. 잡스는 “오바마에 실망했다. 사람들을 공격하고 그들을 화나게 하는데 주저하는 것이 그의 주된 문제”라며 “나에게는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부인 사랑도 지극했다. 잡스는 사망하기 7개월 전 부인 로런 파월 잡스와 결혼 20주년을 기념하며 다정한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애플의 미래를 생각하다=그는 췌장암으로 건강이 악화되면서부터 단순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애플의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와 점심을 먹고 다른 일들을 한 후 다시 아이브의 스튜디오로 돌아와 제품 디자인에 대해 얘기하는 것. 잡스는 그를 ‘영적인 파트너’로 생각했으며, 자신을 제외하면 아이브가 애플 내에서 회사 운영과 관련해 가장 큰 권력을 갖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 때문에 차기 애플 CEO가 팀 쿡이 아니라 조너선 아이브였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 외에도 잡스 전 CEO는 애플 임원들이 부패했다고 믿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