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법원 기각..독일-호주 이어 또 한방
삼성이 독일과 호주에 이어 네덜란드에서도 애플과의 법정 공방에서 밀려났다.
14일(현지시각) 오후 2시 네덜란드 현지 법원은 삼성이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자사의 3G 통신 기술특허를 침해했다며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고 로이터 등 해외 언론들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별다른 문제 없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시리즈들을 네덜란드 등 유럽 지역에 팔 수 있게 된다.
헤이그 법원은 이날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삼성의 주장은 물론이고, 애플이 제기한 반박 소송 역시 기각했다. 따라서 양사는 각자가 소송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삼성은 지난달 25일 제기한 소장에서 "애플이 2007년부터 아이폰을 판매할 때부터 자사의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판매금지 가처분을 주장했다. 이에 애플은 "2010년까지 삼성이 애플에게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반박했었다.
법원은 "삼성이 3G칩 라이선스 비용으로 다른 회사와 비교하더라도 매 칩당 2.4%는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며 "따라서 삼성이 애플 제품의 판매금지를 주장하는 것은 권리에 대한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기술의 `FRAND(프랜드, fair, reasonable & non-discriminatory)` 조항에 따라 양사가 계속 라이선스 비용에 대해 협상을 할 것을 명령했다. 프랜드란 기술 표준 특허의 경우 특허 없이 일단 제품을 만든 뒤 적정한 특허 사용료를 특허권자와 사후 협상해 지불하는 권리를 말한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판결은 애플이 아이폰4S 마케팅을 시작한 상황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특허 침해를 이유로 아이폰 판매 금지를 노렸던 삼성에게 큰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호주 연방법원은 지난 13일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10.1’에 대해 애플이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갤럭시탭10.1을 호주에 내놓지 못하게 된 상태다.
또한 9월에는 독일에서도 갤럭시탭 10.1의 판매금지를 당했다. 독일 뒤셀도르프법원은 “갤럭시탭이 ‘아이패드2’의 디자인을 베꼈다”고 한 애플 측 주장을 수용했었다. 네덜란드에서도 갤럭시탭 10.1은 판매금지 된 상태다.
다만, 지난 13일 미국서 진행된 소송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판매 금지 가처분 판결이 연기된 상황이다. 루시 고 산호세 지방법원 판사는 “애플의 기술이 특허 요건에 부합하기에는 부족하다”며 가처분 신청 판결을 연기했으나, 판결 결과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두 회사는 지난 4월부터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특허침해 및 디자인 도용과 관련한 소송을 벌이며 전면전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적만 계산해 볼 때 애플이 기선 제압에 크게 성공한 상황이어서, 삼성으로서는 앞으로 진행될 본안 소송 등 법적 공방에서 필사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