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남이 도와주세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San Jose) 지방법원에서 열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법정 공방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판사는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것은 맞지만, 애플이 제시한 특허 역시 유효한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해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방법원의 루시 코(Lucy Koh) 판사는 애플이 삼성 갤럭시 모바일 제품군의 미국내 판매 금지 가처분을 요청하는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지만 애플 역시 특허가 유효하다고 주장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애플과 삼성은 전 세계 10여개국 이상에서 20여개 이상의 소송건을 두고 동시 다발적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특허권, 디자인권 등이 주요 논쟁 대상이다.
이번 주 초에는 호주 법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주고, 갤럭시 탭 10.1의 판매금지 가처분이 내려졌었다.
애플은 미국 법원에도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베꼈다고 주장하며 지난 4월 제소한 상황이다. 이어 7월에는 애플은 갤럭시S 4G와 갤럭시 탭 10.1 태블릿의 미국내 판매금지를 요구했다. 사건이 커지자, 모바일 이통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T모바일은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애플의 요구에 반박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연말 세일 기간에 삼성 갤럭시 제품들을 미국 내에서 팔지 못하도록 막을 계획을 세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판매 금지 처분이 내려지려면, 애플은 법원에 삼성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해당 판사가 "특허 침해는 인정하지만, 애플의 특허도 유효성이 성립되기 까지는 미비한 점이 있다"의 의견을 밝혀 법정 공방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특히 그는 애플이 주장한 기술 특허인 `스크롤바운싱`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요 쟁점인 디자인 특허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재판 시작 후 양측이 재판 중 기밀 정보를 유출하지 않도록 사전에 주의를 줬다. 애플이 최근 재판에서 삼성전자와의 비밀 협상 과정을 드러낸 부분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루시 코는 애플측에게 갤럭시 시리즈를 수입금지 하지 않을 경우 애플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느냐고 질문했고, 이어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를 양손에 들고 삼성전자 변호인단에게 두 제품을 구분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코이는 갤럭시탭과 아이패드가 얼마나 유사한 점이 많은지에 대해 강조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판매 금지 여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