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여성 정치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G밸리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10·26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3일 나 후보는 서울 구로동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 전 대표가 함께했다.
여기에 박영선 의원이 가세했다. G밸리가 있는 구로을이 지역구인 박 의원은 나 후보와 박 전 대표가 지역구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의원은 박원순 후보와 단일화를 한 만큼 나 후보의 선거운동 자리에 함께 있는 모습은 의외였다.
3명의 여성 정치인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바로 G밸리의 중요성에 있다.
산업적으로 G밸리는 국내 IT산업을 이끌어가는 벤처기업 1만개가 집중해 있는 지역이다. G밸리 방문은 우리나라 성장동력인 IT산업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20~30대 부동층이 집결해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G밸리 종사자는 13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다. 선거 판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인 젊은 부동층을 공략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다. 더구나 G밸리 종사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전체 IT산업 종사자 마음을 얻는 것으로 확대될 수 있다. G밸리는 IT분야 유권자들의 표심이 달린 중요한 지역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박 전 대표와 함께 G밸리를 찾았고, 첫 방문의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반면 박 의원은 그동안 다져놓은 지역구인 만큼 상대당인 나 후보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방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벤처업계는 선거철의 정치인 방문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실제 정책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앞다퉈 벤처협회 방문 등 벤처기업을 챙기겠다고 한다”면서 “지난 대선을 앞두고도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잇달아 벤처협회를 방문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다시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며 “방문에 그치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