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가스로 불리는 이산화탄소(CO2)는 낯선 기체가 아니다. 호흡하는 공기 중에 약 0.03%가 섞여있다.
탄소를 함유한 물질 연소나 생물 호흡 등으로 대기에 발산된다. 동시에 식물 탄산동화작용으로 소비된다. 이산화탄소는 공업용으로 요소나 탄산나트륨(소다회)이나 고체탄산(드라이아이스) 제조에 사용된다. 또 식품용으로는 탄산음료에도 섞인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의 다른 얼굴이 있다. 바로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6가지 기체로 이산화탄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산화탄소 외에 메탄, 일산화이질소(아산화질소), 염화불화탄소(프레온) 등이 온실가스에 포함된다.
1985년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 주범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기술이 궁극적인 지구온난화 방지기술이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한 경쟁력있는 에너지원 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화석연료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모아 가두는 기술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기술의 개념=이산화탄소 포집·처리(CCS:Carbon Dioxide Capture & Sequestration)기술은 발전소, 철강, 시멘트 공장에서 대량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개념이다. 이를 압축·수송 과정을 거쳐 육상 또는 해양지중에 저장하거나 유용물질로 전환하는 일련의 과정도 포함된다.
포집 기술은 연소후, 연소전, 연소중 포집기술로 구분되며 포집비용이 전체 이산화탄소 처리비용 75%를 차지한다. 포집기술 당면과제는 경제성 확보다. 이산화탄소 포집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KS-1도 포집비용이 톤당 20달러로 경제성이 없다. 톤당 10∼19달러 정도가 돼야 경제성을 가진다는 전문가 분석이다.
수송 기술은 고농도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탱크롤리, 파이프라인, 선박 등을 통해 저장소 또는 전환 플랜트로 이송하는 기술이다. 처리는 이송된 이산화탄소를 유·가스전 또는 대염수층 등에 저장하는 단계다.
저장 외에 화학·생물학적 방법으로 화학소재나 연료로 전환·재활용할 수도 있다. 특히 석유 유전에서 석유 회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주입한다. 이는 현재 이산화탄소 활용 분야에서 입증된 기술 중 하나다.
◇국내외 동향=선진국은 CCS기술을 블루오션 산업으로 정의하고 국가 주도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범부처 프로젝트로 2015년까지 실용 가능한 기술적 검증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CCS 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EU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무배출 화력발전소 가동을 목표로 관련 연구에 32억유로를 배정했다. 일본은 RITE(지구환경산업기술연구기구)를 중심으로 2015년까지 CCS 기술 실증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전략적 연구를 추진 중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이 같은 추세라면 2015년께 CCS시장이 형성돼 2020년 사업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연구개발도 본격화=한국은 2000년대 초부터 CCS R&D를 진행 중이다. 분리막 소재와 건식흡수 공정 등 포집을 위한 일부 핵심요소 기술에서 세계적 수준 기술을 보유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CCS에 대한 실증연구 경험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양성광 기초연구정책관은 “산학연이 보유한 CCS 기술역량 총체적 결집, 기술개발을 가속화시키기 위한 범부처 연계〃협력체제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CCS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부터 2019년까지 9년간 1727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기술 확보를 위한 사업단도 구성했다. 정부는 혁신적 CCS 원천기술을 개발, 상용화하면 2030년 연간 3200만톤 이산화탄소를 감축,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약 10%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표>주요국별 CCS기술개발 현황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