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전쟁이 ‘기업용’ 시장으로 옮겨 붙었다. 아이폰이 선두에 나섰지만 안드로이드폰 진영의 추격도 거세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새로운 수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기업용 시장에서 아이폰이 선전하고 있다”며 “포춘 500대 기업의 93%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거나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5000만대 이상 기업용 스마트폰이 팔렸는데 그 중 1900만대는 아이폰이고 800만대는 안드로이드폰이다. 정밀유리 가공업체 코닝사에서 스마트폰을 지급받은 직원 50% 이상은 아이폰을 선택했으며 10% 미만이 안드로이드폰을 택했다.
애플의 선전은 운용체계(OS) 덕분이다. RIM처럼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 조합이 단순해 통제가 쉽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제조사와 버전별 OS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기업용 시장에서도 단연 애플 대항마로 떠올랐다. 지난해 RIM에서 일하던 팀 와그너 마케팅 책임자를 영입하면서 기업용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는 최근 기업용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며 “병원, 운송 등 보안 수준이 낮은 곳을 공략한 후 금융, 헬스케어 등 보안에 민감한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 스마트패드의 보안을 업그레이드할 계획도 조만간 공개한다.
안드로이드에서 RIM의 블랙베리가 차지하는 영향력도 아직 무시할 수 없다. IDC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올해 2200만대 기업용 기기가 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MS 역시 오피스나 아웃룩 등을 자체 OS에 접목해 판매한다. 노키아는 좀 더 ‘친기업적인’ 스마트폰 기능을 개발할 방침이다. 미국 최대 기업용 보안소프트웨어 제공 기업인 굿 테크놀러지는 3분기에 안드로이드OS 이용률이 전분기 대비 4%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애플도 선두자리만 수성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애플은 지난주 초기 모델인 3GS를 0달러로, 아이폰4를 99달러로 내렸다. 아이폰이 비싸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지만 안드로이드폰들이 여전히 최저가를 유지하고 있어 효과는 의문이다.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넥스텔의 파레드 아딥 제품개발부문 부회장은 “삼성전자, HTC, 모토로라 등은 이제 기업용 시장에서 존재감이 확실하다”며 “이젠 좀 더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