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월마트 등 대형유통업체가 자체 브랜드(자체상표상품·PB)를 달고 판매하는 PB수출시장이 국내에도 본격 개화한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벤처기업에는 해외시장 개척의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세계PL제조사협회(PLMA)와 내달 1·2일 이틀간 ‘글로벌 PL(PB)유통바이어 수출상담회 및 PL세미나’를 개최, 본격적인 해외 PB 수출시장 개척에 나선다. 미국 뉴욕에 본부가 있는 PLMA는 1979년 설립됐으며 현재 전세계 65개국 3200개사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국내서도 신세계·롯데 등이 상품유통사로 회원으로 가입했다.
협회는 PLMA와 제휴를 맺고 대형 PB 유통바이어를 초청한다. 참여가 확정된 업체는 까르푸(프랑스) 테스코(영국) 이토요카도(일본) A.S. 왓슨(홍콩) 울월스(호주) 등 10여개사다. 또 국내 PB수출시장이 아직 초창기인 것을 감안해 ‘세계 PB트렌드 분석’ ‘PB활용 수출전략’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와 글로벌 유통사 PB제품 트렌드 전시회를 연다.
PB시장은 발상지인 유럽을 필두로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무역협회가 해외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소매유통시장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고 독일(38%) 벨기에(45%) 스페인(34%) 등도 전체 상품의 3분의1을 넘는다. 2008년 기준 월마트와 까르푸의 PL상품 판매비중은 각각 39%와 36%를 나타냈다. 테스코는 비중이 50%에 달한다. 모두 전년도에 비해 1~2%포인트 점유율이 늘어나는 등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다.
무역협회는 최근 선진국 경기침체가 PB상품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왕규 해외마케팅지원본부장은 “우리 중소기업들은 좋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대형 유통업체와의 접근성 제한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며 “글로벌 대형 유통업체의 PB제품 비중 확대와 한-유럽연합(EU) FTA와 곧 비준될 한-미 FTA를 활용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용어>
◆PB(자체상표상품)=제조사에서 만든 상품에 유통업체가 자체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제조사 고유브랜드상품(NB·National Brand)에 비해 마케팅과 유통비용이 절감돼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제조사는 유통사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어 양사 윈윈(Win-Win) 모델로 평가받는다. 국내에는 영문 이니셜로 PB(Private Brand)를 사용하지만 해외서는 PL(Private Label)을 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