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문제 핵심은 인수합병(M&A) 활성화다.
창업 활성화는 엔젤 활성화, 엔젤 활성화는 회수시장 활성화, 회수시장은 결국 M&A 시장 활성화에 달려있다.
그런데 M&A 활성화는 수많은 정책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하다. 그 저변에는 M&A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좋은 M&A와 나쁜 M&A를 나눠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통상적으로 M&A는 구조조정을 연상시킨다. 연산 1억톤의 철강회사와 2억톤 회사가 합병해 증대되는 이익은 판매 확대보다는 비용 절감에서 비롯된다. 통합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감축을 하고 그 비용이 이익으로 환입되는 것이다. 이런 규모 경제형 M&A는 가치 창출이 아니라 원가 절감으로 이익을 내므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돼 나쁜 M&A로 인식된다.
그러나 구글의 구글 보이스 M&A와 같이 기술을 가진 기업을 시장을 가진 기업이 합병하는 경우 고용은 오히려 증대된다. 혁신적인 기술이 시장 효율성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확산되므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결과적으로 고용이 확대된다. 대기업은 혁신을 얻고 벤처기업은 시장을 얻고 엔젤 투자가는 투자 회수를 하고 창업 기업에는 엔젤 투자가 확대되는 윈-윈-윈-윈 게임이다. 기술·시장 결합형 M&A는 원가 절감이 아니라 가치 창출을 통해 수익을 증대하게 되는 좋은 M&A라고 할 수 있다.
가치 창출형 M&A는 새로운 창조경제 시대 패러다임에 부합한다. 창조경제 원가구조는 ‘연구개발비/판매수량’인데, 단일 기업이 이를 만족하지 못하는 창조경제 패러독스가 발생한다.
결국 창조경제 시대에는 단일기업 전략에서 기업 생태계 전략으로 이동한다. 이런 패러독스 극복의 가장 중요한 대안이 바로 기술·시장 결합형 M&A다. 삼성전자가 기술 벤처를 M&A하면 수많은 기술 벤처 창업이 활성화된다. 이제 시장을 가진 대기업이 기술을 가진 벤처 기업을 제값을 지불하고 M&A하는 것을 박수치는 문화가 필요한 이유다.
mhlees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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