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리더]김종극 롯데카드 기획부문장(이사)

 은행계 카드사들이 속속 별도법인으로 분리하고 있다. 이들 카드사는 은행과 연계한 전략을 가지고 카드사업 비중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만큼 카드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 업계 카드사들에는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롯데카드가 지난 2007년 1월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카드업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현 시스템으로는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는 데 유연성과 적시성이 부족합니다.” 롯데카드 정보화를 총괄하는 김종극 기획부문장(이사)은 롯데카드 현 정보시스템을 이같이 진단한다. 롯데카드가 2기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롯데카드는 이달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사업에 착수했다. 컨설팅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컨설팅은 삼일PwC가, 전사아키텍처(EA)를 수립하는 컨설팅은 롯데정보통신이 수행한다. EA 프로젝트는 비즈니스아키텍처(BA), 애플리케이션아키텍처(AA), 데이터아키텍처(DA), 테크놀로지아키텍처(TA) 등으로 구분돼 수행된다. 컨설팅 프로젝트는 내년 1월 완료된다.

 롯데카드는 이번 컨설팅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데 앞서 진행 방식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지난 2007년 1월 현 차세대시스템을 빅뱅방식으로 구축, 가동한 경험이 있는 롯데카드는 2기 차세대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상당히 고민스러웠다. 빅뱅방식의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금융회사들이 차세대시스템을 빅뱅방식으로 진행한 것에 비판이 제기된 점도 고민을 하게 된 이유다. 롯데카드는 현재 빅뱅방식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 부문장은 “달리는 열차에서 바퀴를 빼서 바꿔 단다는 것이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즉, 커다란 정보시스템에서 부분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해 고도화하는 단계적 방식은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앞서 단계적 방식을 적용해 카드처리시스템을 고도화한 대형 카드사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그 결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분석됐다.

 롯데카드 2기 차세대시스템의 핵심은 고객 대응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 정보시스템이 유연해야 한다. 김 부문장은 “카드회사와 고객, 콜센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고객 행위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카드는 이를 위해 규칙기반 기술 등 다양한 신기술을 2기 차세대시스템에 반영하기로 했다. 롯데카드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컨설팅이 완료되는 내년 1월 이후 바로 착수돼 2013년 5월이나 7월에 가동될 예정이다. 이번 2기 차세대 프로젝트 범위는 상품 개발 및 정산 등 기간계 정보시스템이 포함된다. 정보계시스템은 지난 2008년 가동된 이래 꾸준히 시스템 고도화가 이뤄져 2기 차세대 프로젝트에서는 제외됐다. 단, 새로 구축되는 2기 차세대시스템과 현 정보계시스템 간 연동 작업은 진행된다.

 김 부문장은 성공적인 2기 차세대 프로젝트 수행과 함께 보안 강화도 큰 고민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라 정보보안 사고가 발생됨에 따라 더욱 민감하다. 자칫 정보보안 사고라도 발생하면 기업 평판 리스크는 물론이고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롯데카드도 이러한 우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대비해 롯데카드는 △메일 및 외부 메신저 △USB 등 저장매체 △텔레마케팅(TM) 업체 △홈페이지 등 경로별로 고객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정보보호 체계를 갖췄다. 문서 암호화 시스템을 이용해 사내 유통되는 전 문서에 자동 암호화도 적용했다. 데이터베이스(DB) 접근 통제를 위해 일부 개발자에 한해 DB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모든 작업 내용은 자동으로 기록, 보존된다. 전 직원 PC를 대상으로 고객정보 보유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모니터링시스템도 구축했다.

 핵심 채널로 떠오르는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카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도 IT 부문의 고민이다. 신기술로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전자신문과 숙명여대가 공동 진행한 한국스마트앱평가지수(KSAAI) 평가에서 카드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롯데카드는 고객흡입력, 비즈니스, 콘텐츠, 디자인, 기술성 등 5개 분야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롯데카드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카드 서비스는 이미 지난 2009년 시작됐다. 김 부문장은 “아이폰이 처음 등장할 때부터 롯데카드는 모바일기업애플리케이션플랫폼(MEAP)을 도입했다”며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카드서비스 초기부터 모든 운용체계(OS)에서 구현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브라우저에서도 구현이 가능하다.

 김 부문장은 최근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바로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 때문이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금융회사들은 자체 IT인력을 총임직원 수의 0.25% 규모로 갖춰야 한다. 그러나 롯데카드도 다른 금융그룹이나 그룹 금융계열사처럼 IT셰어드서비스센터(SSC) 체계를 갖춘 상태여서 자체 IT인력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 외 상당수 인력은 롯데정보통신 소속이다. 김 부문장은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면 유예기간을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카드 역시 롯데그룹 계열 IT서비스기업인 롯데정보통신을 통해 IT지원을 받는다. 시스템 관리는 물론이고 IT통합구매도 하고 있다. 이로써 그룹 IT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단, 롯데정보통신이 추진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정보보호를 위해서다.

 

 <약력>

 김종극 롯데카드 기획부문장은 1965년 경북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삼성SDS,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카드에서 근무했다. 같은 해 10월 롯데카드로 자리를 옮겨 정보기획부문 부장을 역임한 뒤 2009년 3월부터 기획부문장을 맡아왔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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