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던 지난달 30일 저녁 인천 문학야구장.
홈플레이트 뒤편에 위치한 탁자지정석에는 다른 야구장에선 찾아보기 힘든 최신기술이 하나 숨겨져 있다. 테이블마다 부착된 NFC 칩이다. 문학구장에서 SK텔레콤 ‘NFC & 조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홍보대행사 디노커뮤니케이션 김경태 과장은 “NFC가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기술이지만 이용 방법이 워낙 간단해 이용 빈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7일부터 국내 최초로 NFC 태그와 QR코드를 활용한 고객편의 서비스 ‘NFC & 조이’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 이동통신사에 상관없이 NFC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S2·넥서스S·베가레이서 등의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사용이 가능하다.
◇야구장이 ‘스마트’해졌다=이날 기자는 김 과장과 함께 NFC & 조이 서비스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직접 사용해봤다. 첫 번째는 주차확인 서비스. 주차장 주요 지점 70곳에 위치한 NFC 칩에 스마트폰을 가져다대면 야구장 도면과 차가 주차된 위치 지도가 화면에 나타난다. 문자로 위치를 전송받을 수도 있다.
주차를 끝내고 야구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SK와이번스 선수의 커다란 캐리커처가 기둥에 그려져 있다. 김 과장은 “NFC 태그를 통해 캐리커처를 스마트폰 배경화면용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 또한 그저 스마트폰을 가져대기만 하면 해당 웹서비스 페이지에 접속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또 길목마다 설치돼 있는 NFC 칩을 통해 자신이 42117.38㎡ 거대한 문학구장 중 어디쯤에 있는지 실시간 조회도 가능하다.
760개 탁자지정석 좌석에 설치된 NFC로 이용할 수 있는 ‘간식배달서비스’는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인기 기능이다. SK텔레콤은 문학 구장 내 위치한 ‘카페아모제’와 연계해 30여가지 메뉴를 주문, 배달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마트폰으로 좌석 테이블 상단에 위치한 NFC 태그를 인식시켜 모바일웹에 접속, 메뉴를 골라 주문 버튼만 누르면 된다.
야구 경기를 한순간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열혈팬’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또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설 필요가 없어 경기장 혼잡 방지와 안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김 과장은 “해당 매장도 NFC & 조이 서비스 도입 후 주문량이 늘어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구장 내 기념품 매장인 와이번스숍에선 NFC를 통한 ‘유니폼 마킹예약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니폼 마킹은 팬이 구입하는 SK와이번스 유니폼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 이름을 새기는 것. 관중이 몰리는 주말에는 평균 45분이 걸릴 정도로 긴 줄을 연출하지만 NFC를 이용하면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유니폼을 찾아갈 수 있다.
◇NFC, 스마트폰 ‘머스트 해브’ 기능으로=NFC & 조이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 품목은 이처럼 소소하지만 야구 관람 편의와 재미를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 야구장에서 일행을 찾으려 발품을 팔거나 음식을 사기 위해 중요한 경기 장면을 놓치곤 했던 야구팬들은 서비스에 높은 만족도를 표시하고 있다.
NFC는 리더가 설치된 장소에서만 쓸 수 있는 RFID와는 달리 스마트폰 단말 자체를 리더로 활용하기 때문에 작은 서비스에도 비교적 부담 없이 도입할 수 있다. 아직 국내 출시된 NFC 탑재 스마트폰 라인업이 몇 개 되지 않는 점은 아쉬움이다. 문학 구장 경우 NFC가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으로도 똑같은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QR 코드 설치도 병행했다.
하지만 앞으로 출시되는 대부분 스마트폰에 NFC 기능이 탑재되면서 이 같은 NFC를 이용한 각종 편의 서비스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또 NFC 기능 내장형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이 개발돼 일반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SKT는 NFC 내장형 유심을 이달 B2B 사업을 통해 상용화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API를 개방해 외부 개발자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임종태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NFC 기능 내장형 유심 개발로 NFC 탑재 단말이 확대돼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NFC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